위조수표 할인받았다가 돈 날렸어요! 손해는 얼마까지 배상받을 수 있을까요?

수표 할인, 들어보셨나요? 당장 현금이 필요할 때 수표를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만약 할인받은 수표가 위조된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위조수표 할인과 관련된 안타까운 사례와 손해배상 범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회사의 경리사원이 회사 수표용지와 대표이사 도장을 몰래 사용해 위조수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수표를 지인에게 주었고, 지인은 이 수표를 원고에게 할인해달라고 했습니다. 원고는 수표 발행 회사의 신용도를 은행에 확인했고, 회사가 튼실하다는 답변을 듣고 안심하고 수표를 할인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수표를 은행에 가져가니 위조수표라며 지급을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원고는 손해를 입게 되었고, 위조수표를 만든 경리사원의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손해배상 범위는 얼마일까?

원고는 수표 액면 금액 전체를 손해로 주장했습니다. "내가 위조수표인 줄 알았다면 할인해 주지 않았을 것이고, 수표가 진짜였다면 액면 금액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 내 손해는 액면 금액만큼이다"라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손해는 실제로 지불한 할인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수표 액면가가 아니라 원고가 수표를 사기 위해 지불한 금액만큼만 배상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1991.12.10. 선고 91다26214 판결)

대법원은 위조된 수표를 할인받은 사람이 입는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실적으로 지불한 할인금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수표가 진짜였다면 받았을 액면 금액은 단순한 기대이익일 뿐, 실제로 존재하는 손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위조수표를 할인해 준 사람은 '수표가 진짜라면 액면가만큼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은 가질 수 있지만, 그 아쉬움 자체가 손해배상의 대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민법 제763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민법 제763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경리사원의 위조수표 작성은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원고는 손해를 입었습니다.

참고 판례: 대법원 1970.10.23. 선고 70다1714 판결

이 판례는 위조수표 할인과 관련된 손해배상 범위에 대한 기존 판례들을 변경하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이 판결 이후, 위조수표 할인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액면가가 아닌 실제 할인금으로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위조수표를 할인받았다면 액면 금액만큼 손해를 본 것 같지만, 법적으로는 실제 지불한 할인금만큼만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수표를 할인받을 때는 위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거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