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끼리 기름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행위,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법입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러한 행위가 석유유통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로 판단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사건은 한 주유소 업자가 다른 주유소에 경유를 무상으로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행위 등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석유사업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는데요, 그 이유는 석유사업법의 목적과 관련 규정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석유사업법은 석유의 수급과 가격 안정, 품질 확보를 통해 국민경제 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석유사업법 제1조). 이를 위해 석유사업법은 주유소, 일반판매소 등 석유판매업의 종류를 세분화하고, 취급 석유제품, 판매 대상, 판매 방법 등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석유사업법 제9조, 제29조, 동법 시행령 제14조, 제15조, 제32조). 또한, 석유판매업자는 등록/신고 의무를 가지며, 정해진 영업 범위를 벗어나 석유제품을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석유의 유통과 판매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이유는 무자료 거래, 덤핑 판매, 매점매석 등 불법 행위를 막고 건전한 석유유통질서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대법원은 석유사업법에서 '판매'와 '공급'을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일반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석유제품을 파는 행위는 '판매'이고, 석유판매업자 간에 석유제품을 주고받는 행위는 '공급'으로 정의됩니다. 즉, 돈을 받고 파는 '판매' 뿐 아니라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교환하는 등의 '공급' 행위 역시 석유사업법의 규제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유소끼리 기름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행위는 석유사업법 제35조 제8호, 제29조 제1항 제7호, 동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공급'에 해당하여 불법으로 판단됩니다. 이번 판례는 석유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석유사업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유소 운영자분들은 이 점을 유의하여 불법 행위로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겠습니다.
형사판례
돈을 받고 자가용 화물차를 빌려주는 행위는, 화물을 운송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운수사업에 해당한다.
형사판례
렌터카 회사의 지입차주가 지입차량으로 유상운송을 하는 것은 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 아니다.
민사판례
회사 직원이 회사 명의로 기름을 몰래 외상으로 넣고 돈을 안 냈을 때, 주유소는 회사에 직접 돈을 달라고 할 수 없다.
형사판례
렌터카 회사에 지입된 차량(자신의 차를 렌터카 회사 명의로 등록한 차)을 이용해 유상으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일반행정판례
정유회사가 대리점에 대한 석유 공급량을 줄이고, 외상 거래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더라도, 그것이 채권 확보를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면 불공정거래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결.
형사판례
돈을 받고 빌려주는 것뿐 아니라, 공짜로 빌려주는 것도 임대주택법 위반(전대)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