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같이 돈 빌려줬는데, 한 명만 갚겠다고 하면? 😰 (연대채무 추정)

친구끼리 돈 거래, 참 껄끄럽죠? 특히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돈을 빌린 친구가 여러 명인데, 한 명만 갚겠다고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런 난감한 상황, 바로 연대채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제가 친구 갑과 을에게 1,000만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빌려줄 당시 갑과 을의 경제적 상황을 모두 고려했고, 둘이 함께 돈을 빌리고 갚는 것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차용증에는 단순히 돈을 빌리고 갚는다는 내용만 적혀있었습니다. 변제일이 지났지만 갑은 200만 원만 갚고 돈이 없다고 합니다. 을에게 나머지 800만 원을 달라고 했더니, 을은 "연대보증 계약을 한 것도 아니고, 분명히 함께 갚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다! 나는 절반인 500만 원만 책임지면 된다!"라고 주장합니다. 정말 을의 말대로 500만 원만 받아야 할까요?

법적으로 살펴보면:

민법 제408조(분할채무)는 "채권자나 채무자가 여러 명인 경우 특별한 의사 표시가 없으면 각 채권자 또는 각 채무자는 균등한 비율로 권리가 있고 의무를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여러 명이 돈을 빌렸다면 분할채무로, 각자 자신이 빌린 몫만큼만 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별한 의사 표시가 없으면"**이라는 부분입니다. 연대채무는 당사자 간의 계약으로 성립하는데, 이 계약은 명시적일 수도 있고 묵시적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채무자들의 자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대채무의 묵시적 특약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연대채무의 추정).

위 사례에서는 돈을 빌려줄 때 채무자들의 자력을 고려했고, 갑과 을이 함께 갚겠다는 의사를 보였습니다. 또한, 연대채무가 아니라는 특별한 약속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갑과 을의 채무는 연대채무로 추정됩니다.

결론: 을의 주장과 달리,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을에게 **전액(800만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을은 갑에게 구상권(함께 빚을 진 사람에게 자기가 갚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여 자신이 부담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 돈을 빌려줄 때 채무자 여러 명의 상황을 고려하고, 함께 갚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면, 나중에 한 명에게 모든 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차용증 작성 시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연대하여 변제 책임을 진다는 문구를 넣어두면 나중에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