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누가 책임져야 할까? 건설공사 도중 발생한 자연재해 피해 보상 책임

건설 현장에서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살펴본 사례를 소개합니다.

사건의 개요

A 건설회사(원고)는 B 회사(피고)로부터 아파트 신축공사를 도급받았습니다. 공사 도중 태풍 매미로 인해 이미 완성된 부분에 상당한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A사는 "민간건설공사도급계약 일반조건 제18조 제2항"을 근거로, 기성검사를 마친 부분에 대한 자연재해 피해는 B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사는 감리자가 매달 기성률을 산정하여 B사에 보고했으므로 기성검사가 완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감리자의 기성률 보고를 '기성검사 완료'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기성검사가 완료된 것으로 인정된다면, 태풍 피해에 대한 책임은 B사가 져야 합니다. (민간건설공사도급계약 일반조건 제18조 제2항)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감리자의 기성률 보고를 기성검사 완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 공사는 단순 시공을 넘어 분양까지 포함하는 계약이었고, B사는 미분양 발생 시 대물변제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성률 확인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별도의 공사감독원을 두어 기성검사를 진행하지도 않았습니다.
• 감리자의 주된 업무는 시공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것이지, 기성검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 계약 일반조건에서 말하는 기성검사는 도급인(B사)이 고용한 공사감독원이 수행하는 검사를 의미합니다. 감리자와 공사감독원의 역할은 다릅니다.

따라서 감리자가 기성률을 산정하여 보고했더라도, 이를 계약 일반조건에서 정한 '기성검사를 필한 경우'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결국 태풍 피해에 대한 책임은 A사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법 조항

• 구 주택건설촉진법(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의6(현행 주택법 제24조 참조)
• 민법 제537조 (도급인의 해제권)
• 민법 제664조 (수급인의 담보책임)

결론

이 판례는 건설공사 도중 발생하는 자연재해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리자의 기성률 보고와 공사감독원의 기성검사를 구분하여, 계약 당사자들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건설공사 계약 시에는 기성검사의 주체와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여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