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분양 계약 해지 시 계약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한국토지공사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았는데, 사정이 생겨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계약서에는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정말 돌려받을 수 없을까요? 대법원 판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6969 판결)

계약금은 위약금? 아니면 위약벌?

일반적으로 계약금은 해약 시 발생하는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둔 '위약금'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이번 판례에서는 계약금을 '위약벌'로 해석했습니다. 즉, 계약 위반에 대한 제재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계약서에 "계약 해지 시 계약금은 돌려주지 않고, 추가로 발생한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계약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불공정한 약관의 효력은?

대법원은 이 사건 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이 '약관규제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약관규제법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금 규모가 과다하고, 계약 해지 사유가 무엇이든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어 있는 점 등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특히, 계약 해지 시 고객의 원상회복청구권(손해배상 청구 등)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약관은 무효입니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 제9조 제3호)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관련 판례로는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0082 판결,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9758 판결,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8다33697 판결 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토지 분양 계약 해지 시 계약금 반환 여부는 계약서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공정성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은 무효이므로, 부당하게 계약금을 몰수당하는 상황이라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