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등기부 속 소유권, 말소 소송 가능할까?

오래된 부동산 등기부를 보면 가끔 "폐쇄등기부"라는 말을 볼 수 있습니다. 폐쇄등기부는 예전 양식의 등기부로,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구식 등기부입니다. 그런데 이 폐쇄등기부에 있는 소유권 등기를 말소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례:

'갑' 명의로 된 소유권보존등기가 폐쇄등기부에 있습니다. '을'은 이 등기가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며 말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갑'은 폐쇄등기부의 등기는 말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을'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폐쇄등기부에 있는 등기라도 말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을'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폐쇄등기부에 "예고등기"를 합니다. 예고등기란 등기의 효력을 정지시키거나 제한하기 위해 하는 등기입니다. 이 예고등기가 되면,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 제113조에 따라 폐쇄등기부의 등기는 현재 사용하는 신등기용지로 옮겨지게 됩니다. 즉, 폐쇄등기부의 등기가 신등기부로 옮겨지기 때문에 말소소송을 통해 등기를 말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오래된 서류 캐비닛 속에 있던 등기 내용을 현재 사용하는 서류 캐비닛으로 옮기는 것과 같습니다. 서류가 옮겨지면 현재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폐쇄등기부 속 등기도 신등기부로 옮겨지면 현재 법률 시스템 안에서 말소를 포함한 여러 가지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 제113조 (등기용지의 이기) 폐쇄등기부의 등기에 관하여 예고등기가 된 경우에는 그 등기를 신등기용지에 이기한다.

• 민사소송법 제226조 (소의 제기) 소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제기한다.

• 대법원 1987.11.10. 선고 87다카63 판결 (이 판결은 위 사례의 핵심 논리를 제공한 판례입니다.)

• 서울고등법원 1994.6.2. 선고 93나27279(본소)27286(반소) 판결 (이 사례의 원심 판결입니다. 대법원이 이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 판례를 통해 폐쇄등기부에 있는 등기라도 예고등기를 통해 신등기부로 옮겨 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래된 등기라고 해서 법적 효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