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진술 신빙성, 대법원이 다시 판단하다.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대법원이 뒤집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은 사채업자와 그와 연루된 폭력배들이 유통업자를 상대로 협박, 손괴, 공갈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사건의 개요

피해자는 사채업자 피고인 2와 그를 추종하는 피고인 1로부터 협박과 공갈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2는 피해자가 인수한 사무실의 이전 임차인에게 돈을 빌려준 후, 돈을 받지 못하자 피해자에게 협박을 하고 사무실 열쇠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1은 피고인 2의 지시를 받아 폭력배들을 동원하여 피해자의 사무실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협박했습니다. 피고인 1은 별도로 피해자에게 돈을 갈취했다는 혐의도 받았습니다.

원심 판결: 무죄

원심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피고인들이 범행을 저지를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증거들도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판결: 파기환송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피해자 진술 신빙성 재검토: 피해자는 경찰 조사부터 1심 법정까지 일관되게 피고인들의 범행 사실을 진술했습니다. 비록 일부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지만, 이는 피고인들로부터의 보복을 두려워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와 관련된 정황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참조)
• 증거 가치 판단 오류: 원심은 피해자 진술 외 다른 증거들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증거들의 가치를 잘못 판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다른 증인의 진술 중 일부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핵심적인 내용은 일관되므로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심리 미진: 원심은 사건의 중요한 쟁점에 대해 충분한 심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1이 다른 피해자를 협박한 사건과 관련하여, 관련자에 대한 추가적인 증인 신문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이 판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있어, 진술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범행 동기, 관련 증거,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법원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심리를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