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5.05.12

민사판례

학교 통학버스, 유상운송 아니다?

혹시 자녀분들이 학교 통학버스를 이용하시나요? 그렇다면 통학버스 운행 중 사고가 났을 때 보험처리는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학교 통학버스 운행이 유상운송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학교법인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가 사고를 냈습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통학버스 이용료를 받고 있었는데요. 보험회사는 이를 '유상운송'으로 보고, 보험 약관에 따라 보상을 거부했습니다. 약관에는 비사업용 차량을 유상운송에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사고 발생 시 보험사가 면책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핵심은 '유상운송'의 정의에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받고 운송한다고 해서 모두 유상운송은 아닙니다. 법원은 이 사건 통학버스 운행이 일반적인 유상운송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 제한된 이용자: 통학버스는 특정 학교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버스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죠.
  • 정해진 시간과 노선: 통학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만 운행했습니다. 일반적인 유상운송처럼 수시로 노선을 변경하거나 운행 시간을 조정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 실비 수준의 이용료: 학교는 학생들에게 받는 이용료가 유류비, 수리비, 인건비 등 실제 운영비 정도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유상운송과는 차이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즉, 법원은 이 통학버스 운행이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것이고, 받는 돈은 실비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유상운송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는 보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상법 제659조, 제726조의2: 보험계약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
  • 자동차운수사업법 제58조, 제72조 제5호: 무허가 운송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 대법원 1992.5.22. 선고 91다36642 판결: 비사업용 차량의 유상운송에 대한 판례. 이 판례에서는 비사업용 차량의 유상운송은 불법이며, 보험사고 위험률이 높아 보험료가 다르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례는 단순히 돈을 받고 운송한다고 해서 모두 유상운송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운행 목적, 이용자 범위, 운행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학교 통학버스처럼 특수한 목적을 가진 운송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중요한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형사판례

대학교 통학버스, 노선버스 vs 전세버스?

대학교 총학생회와 계약을 맺고 학생들만 태우는 통학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더라도 노선버스가 아닌 전세버스로 본다는 판결.

#대학교 통학버스#전세버스#노선버스#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민사판례

학교 통학버스 운행권, 독점할 수 있을까?

학교 통학버스 운영위원회와 운행계약을 맺은 A는 계약 상대방에게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계약과 관계없는 제3자(B)가 자신의 사업을 방해한다고 해서 B에게 운행을 중지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통학버스#운행계약#권리침해#채권적 권리

형사판례

교회 버스 운행, 유상운송일까? 아닐까?

교회 산하 교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가 교구 버스로 신도들을 수송한 행위가 돈을 받고 하는 영업 운송(유상 운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

#교회 버스#유상 운송#무죄#차량관리헌금

민사판례

통학차량 사고와 보험사 구상권,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유치원이 전세버스 회사로부터 통학차량을 빌려 운영하던 중, 아이가 차량에 방치되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유치원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례입니다. 승낙피보험자(차량 소유주의 허락을 받고 차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는 경우, 보험사는 승낙피보험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통학차량#사고#보험사#구상권

민사판례

영업용처럼 쓴 자가용 사고, 보험사는 보상해야 할까?

자가용으로 등록된 차량을 반복적으로 돈을 받고 운송에 사용하다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는 유상운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피해자의 손해에도 적용된다.

#자가용#영업용#사고#보험금면책

일반행정판례

우리 회사 통근버스, 불법일까요? 전세버스vs노선버스 구분 기준!

학교 교직원들이 만든 통근버스회와 운송계약을 맺고, 통근버스회가 정한 코스와 시간에 따라 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전세버스 사업에 해당한다. 따라서, 특정 기관장과 계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되었다.

#교직원 통근버스#전세버스#과징금#운송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