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2.01.25

일반행정판례

해상운송업체의 횡포, 공정거래법 위반!

오늘은 해상운송업체가 갑질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사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다 건너 물건을 보내려면 해상운송은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운송업체가 힘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이죠.

사건의 개요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끼를 오가는 해상운송업체 A는 화주(물건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지정한 육상운송업체 B만 이용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육상운송은 항구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물건을 운반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화주들은 다른 육상운송업체를 이용하고 싶어도 A가 컨테이너를 배정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B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왜 공정거래법 위반일까요?

공정거래법은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만들어진 법입니다. A의 행위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에서 금지하는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합니다. 쉽게 말해, 힘 있는 사업자가 자기 힘을 이용해서 약자인 상대방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을 막는 조항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가)목의 '구입강제'에 해당합니다. A는 화주들이 원하지 않는 B의 육상운송 서비스를 강제로 구입하게 만든 것이죠. 법원은 A가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고, 화주들이 A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A의 행위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법원은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시장 상황 및 거래 관행
  • 당사자들의 사업 능력 차이
  • 거래 대상 상품/용역의 특성
  • 행위의 의도, 목적, 효과, 영향
  •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정도
  • 상대방이 입은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이 사건에서 법원은 A가 다른 해상운송업체보다 유리한 운송 조건을 갖추고 있어 화주들이 A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점, A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다른 육상운송업체 이용을 막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A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97누19427 판결 참조).

결론

이 판례는 사업자들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비자들은 공정거래법에 대해 잘 알고, 부당한 요구를 받았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일반행정판례

컨테이너 운송관리비, 부당한 사업활동 방해일까?

컨테이너 장치장 운영사가 장치장을 이용하는 자가운송업자에게 운송관리비를 받는 것은 부당한 사업활동 방해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

#컨테이너 장치장#운송관리비#사업활동방해#수익자 부담 원칙

일반행정판례

홈쇼핑사에게 골프장 회원권 구매를 강요한 케이블TV 회사, 공정거래법 위반일까?

방송 송출 사업자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홈쇼핑 사업자에게 필요 없는 골프장 회원권 구매를 강요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구입강제)에 해당한다.

#공정거래법 위반#구입강제#방송송출 사업자#홈쇼핑 사업자

일반행정판례

케이블TV 채널 변경, 시장 지배력 남용일까?

케이블 방송사(티브로드 강서방송)가 홈쇼핑 채널을 변경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룬 사건에서, 대법원은 케이블 방송사가 프로그램 송출시장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일 수 있으나, 홈쇼핑 사업자에게 채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송출*서비스* 시장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채널 변경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케이블 방송#홈쇼핑#채널 변경#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일반행정판례

일본발 한국행 항공화물 유류할증료 담합, 공정거래법 위반 맞아

여러 항공사들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화물의 유류할증료를 담합하여 부당하게 가격을 올렸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항공사들의 행위가 국내법(공정거래법) 위반이며, 외국에서의 행위라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항공화물#유류할증료#담합#공정거래위원회

민사판례

창고업자의 무단 출고, 운송업자의 손해는?

창고업자가 운송업자의 허락 없이 화물을 인도하여 운송업자가 다른 업체에 손해배상을 하게 된 경우, 창고업자가 운송업자에게 배상할 책임은 창고업자의 무단 인도 행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한정된다는 판례.

#창고업자 무단인도#운송업자 손해배상#인과관계#선하증권

민사판례

배에 실은 내 짐,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 해상 운송과 책임에 관하여

배를 빌려 다시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경우(재용선), 원래 배 주인은 화물 운송에 대한 책임이 없다. 또한, 겉보기에 문제없는 컨테이너에 담긴 위험물이 아닌 화물이 운송 중 다른 화물에 손상을 입혔다면, 운송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

#재용선#운송책임#위험물#운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