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사건번호:

2000다68474

선고일자:

20011130

선고:

선고

법원명:

대법원

법원종류코드:

400201

사건종류명:

민사

사건종류코드:

400101

판결유형:

판결

판시사항

[1]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2] 검사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하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일반 국민들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제반 범죄에 관한 알권리를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이 피의사실에 관하여 발표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러한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라 할 것이나, 한편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형법 제126조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198조는 검사, 사법경찰관리 기타 직무상 수사에 관계 있는 자는 비밀을 엄수하며 피의자 또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공권력에 의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강한 신뢰를 부여함은 물론 그로 인하여 피의자나 피해자 나아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사기관의 발표는 원칙적으로 일반 국민들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하여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사실 발표에 한정되어야 하고, 이를 발표함에 있어서도 정당한 목적하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에 의하여 공식의 절차에 따라 행하여져야 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유죄를 속단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나 추측 또는 예단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표현을 피하는 등 그 내용이나 표현 방법에 대하여도 유념하지 아니하면 아니 될 것이므로,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사실의 객관성 및 정확성,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 방법, 피의사실의 공표로 인하여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한다. [2]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직접 증거가 없고 피의자가 피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보강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피의사실의 내용이 국민들에게 급박히 알릴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마치 피의자의 범행이 확정된 듯한 표현을 사용하여 검찰청 내부절차를 밟지도 않고 각 언론사의 기자들을 상대로 언론에 의한 보도를 전제로 피의사실을 공표한 경우, 피의사실 공표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 제751조 , 헌법 제27조 제4항 , 형법 제126조 , 제310조 , 형사소송법 제198조 / [2] 민법 제750조 , 제751조 , 형법 제31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공1999상, 330)

판례내용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0. 11. 9. 선고 2000나407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2, 3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에 의하여,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부는 1997년 4월경 소외 소외 1로부터 자신이 도박자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산지역 폭력배들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그들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주어야 하니 처벌하여 달라는 신고를 받았고, 소외 1의 제보에 따라 같은 달 17일 16:00경 그가 금품을 주기로 한 커피숍에서 소외 2, 3과 함께 있던 원고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한 사실, 원고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날인 같은 달 18일 오후경 원고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그 영장청구가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산, 경남 지역의 법조출입기자들 10여 명이 담당 검사를 찾아가자, 담당 검사가 사건내용을 설명하면서 그 자리에서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담당 검사가 직무상 알게 된 원고에 대한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그 피의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사실오인이나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제4점에 대하여 가. 일반 국민들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제반 범죄에 관한 알권리를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이 피의사실에 관하여 발표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러한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라 할 것이나, 한편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형법 제126조 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198조는 검사, 사법경찰관리 기타 직무상 수사에 관계 있는 자는 비밀을 엄수하며 피의자 또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공권력에 의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강한 신뢰를 부여함은 물론 그로 인하여 피의자나 피해자 나아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사기관의 발표는 원칙적으로 일반 국민들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하여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사실 발표에 한정되어야 하고, 이를 발표함에 있어서도 정당한 목적하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에 의하여 공식의 절차에 따라 행하여져야 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유죄를 속단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나 추측 또는 예단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표현을 피하는 등 그 내용이나 표현 방법에 대하여도 유념하지 아니하면 아니 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사실의 객관성 및 정확성,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 방법, 피의사실의 공표로 인하여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1997. 4. 18. 담당 검사가 원고에 대한 피의사실을 공표할 당시, 원고의 승용차에서 과도, 서바이블 총, 집게 달린 다용도 칼이 압수되었으며, 소외 1이 원고와의 대질심문시 원고를 같은 달 7일 자신을 감금, 폭행한 일행 중의 1명이라고 진술하고 있었던 점은 인정되나, 한편 수사에 착수한 것이 불과 이틀 전인 같은 달 16일 소외 1의 신고에 의한 것이고, 원고는 체포된 후 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소외 2의 부탁으로 운전만 한 것일 뿐, 나머지 사실에 대하여는 일체 아는 바가 없다고 범행가담을 극력 부인하고 있었으며, 같이 체포된 소외 3 역시 자신은 범행에 가담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에 대하여는 자신이 부산 지리를 몰라 원고의 차를 타고 온 것뿐이라고 원고의 범행가담을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어 결국 범행을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소외 1의 진술밖에 없는 상태였던 사실, 그 뒤 원고가 소외 2, 3과 공동하여 1997. 4. 7. 소외 1을 감금, 폭행하고, 이에 겁을 먹은 소외 1로부터 같은 달 17일 돈을 갈취하려고 하였으나 경찰관 등에게 체포되어 미수에 그쳤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에서 원고가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다가 소외 1의 진술 자체가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그것만으로는 원고가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검사가 피의사실을 공표 당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나 원고를 체포할 당시의 정황에 비추어 원고가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혐의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한편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직접 증거가 없고, 원고가 대질심문까지 하면서도 피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었으므로 검사로서는 피의사실을 공표하기에 앞서 공범에 대한 보강수사 등을 통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밝혀 보았어야 함에도, 이러한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피의사실을 공표한 이상 그 당시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담보할 만한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였다고는 할 수 없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피의사실을 공표하면서 마치 원고의 범행이 확정된 듯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검사는 각 언론사의 기자들을 상대로 언론에 의한 보도를 전제로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이고 언론매체를 통하여 원고에 대한 피의사실이 공표될 경우 피의자인 원고는 물론 그 가족 등 그 주변 인물에 대하여 사실상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가할 우려가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 검사가 피의사실을 공표함에 있어 검찰청 내부절차를 밟지도 않았고, 피의사실의 내용에 비추어 이를 국민들에게 급박히 알릴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피의사실 공표 당시 그 피의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어느 정도의 증거가 확보되어 있었던 면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은 이 사건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판단을 하지 않고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항변은 결국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유탈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강신욱(주심)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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