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 이름 때문에 벌어진 상표권 분쟁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BAYTRIL(바이트릴)'이라는 동물용 약제를 판매하는 바이엘과 '코미바이오트릴'이라는 동물의약품을 판매하는 한국미생물연구소 사이의 분쟁이었죠. 바이엘은 자기들이 등록한 상표 'BAYTRIL'과 '코미바이오트릴'이 유사하다며, 한국미생물연구소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상표의 유사성 판단은 꽤 까다롭습니다. 단순히 글자만 비슷하다고 유사한 건 아니거든요. 법원은 상표의 외관, 호칭, 관념 이 세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일반 소비자들이 상품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관련 법 조항: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제51조, 제52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두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핵심은 'TRIL(트릴)' 부분입니다. 당시 동물의약품에는 '트릴'이라는 용어가 포함된 상표가 많았습니다. 법원은 '트릴'이 해당 상품 분야에서 흔하게 쓰이는 표현이기 때문에 식별력이 약하다고 봤습니다. 쉽게 말해, '트릴'만 보고는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기 어렵다는 거죠. (참고 판례: 대법원 1996. 3. 22. 선고 95후1494 판결,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7후2804 판결)
'트릴'을 제외하고 보면, 'BAY'와 '코미바이오'만 남습니다. '코미바이오'는 'BIO(바이오)'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역시 '생물', '생명'과 관련된 흔한 표현이라 식별력이 약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결국 남는 건 'BAY'와 '코미' 뿐인데, 이 둘은 외관, 호칭, 관념 모두 확연히 다릅니다.
결국 법원은 'BAYTRIL'과 '코미바이오트릴'이 전체적인 인상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품 출처를 혼동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슷한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혼동을 일으키지 않으면 유사한 상표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 판결은 상표 유사성 판단에서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 관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허판례
이 판례는 유사한 의약품 상표 '글리아타민'과 '글리아티린'의 상표권 분쟁에서, 공통 부분인 '글리아'가 의약품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용어로 쓰여 식별력이 약하고, 나머지 부분의 차이점을 고려했을 때 두 상표는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했습니다.
특허판례
이미 등록된 상표 "MICHAEL'S PETS"와 유사하여 소비자 혼동 우려가 있으므로 "ST. MICHAEL" 상표 등록이 거절되었습니다. 다른 상품에 "ST. MICHAEL" 상표가 등록되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의 상표 등록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판례
'PROXEL'이라는 상표를 등록하려 했지만, 이미 등록된 'PROXEN' 상표와 유사하고, 지정 상품도 유사하여 소비자 혼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등록이 거절된 사건.
특허판례
"DULCIA VITAL"과 "VITALIS"는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품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유사상표가 아니다.
특허판례
'DEPRENYL'과 '디프레닐'은 발음이 거의 같아서,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도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사한 상표로 판단되었습니다.
특허판례
의약품 상표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이 식별력이 없거나 약하다면 상표 전체를 비교하여 유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글리아타민'과 '글리아티린'의 경우 공통 부분인 '글리아'는 식별력이 약하므로, 전체를 비교한 결과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