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넘겨주기로 계약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또 넘겨버렸다면? 화가 나서 사기죄 아니면 배임죄로 고소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생각보다 배임죄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어떤 사람이 양품점을 운영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겨주기로 계약(임차권양도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 똑같은 가게를 또 다른 사람에게 넘겨버렸습니다. 이에 첫 번째 계약 상대방은 가게를 이중으로 양도한 사람을 배임죄로 고소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중양도를 한 사람에게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 성립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 즉,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사람이 그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손해를 끼쳤을 때 배임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가게를 넘겨주기로 한 계약은 단순히 임차권(가게를 빌릴 수 있는 권리)만 넘겨주기로 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가게를 넘겨받기로 한 사람에게 가게를 비워주고 넘겨줄 의무는 단순히 계약상의 채무, 즉 민사적인 책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가게를 이중으로 양도했다고 해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정리:
참고:
이처럼 가게 양도 계약이 단순 임차권 양도인지, 아니면 영업 자체를 양도하는 것인지에 따라 법적인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게 양도양수 계약을 할 때는 계약 내용을 명확히 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판례
음식점을 빌린 사람(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임차권을 넘겨준 경우, 넘겨준 사람이 임대인에게 통지 등의 의무를 다하지 않더라도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
형사판례
허가받지 않은 건물(무허가 건물)을 두 사람에게 판 경우, 언제 배임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건물 대장에 이름이 바뀐 것만으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고, 실제로 건물을 넘겨주었을 때 배임죄가 성립합니다.
형사판례
아직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주식을 판 후, 다른 사람에게 또 판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결. 결론적으로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형사판례
부동산 이중매매를 저질렀다고 해서 무조건 배임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도인이 첫 번째 매수인으로부터 계약금 일부만 받았을 경우, 아직 매도인은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형사판례
중도금까지 받은 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기는 것이 배임죄인가에 대한 대법원 판결. 다수의견은 배임죄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형사판례
돈을 빌리면서 빌린 돈(투자금)을 갚기 위한 담보로 임차권을 제공하고 이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더라도, 그 약속을 어겼다고 해서 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판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