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2.08.23

형사판례

경찰 조서, 그냥 믿으면 안 되는 이유

법정 드라마를 보면, 경찰이 작성한 조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서, 정말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오늘은 경찰 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약품회사 대표와 의약품 판매업자, 약사가 불법 의약품 유통에 연루된 사건입니다. 1심 법원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법원은 경찰이 작성한 관련자 진술조서 등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고 다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쟁점:

핵심 쟁점은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조서수사경찰관의 법정 증언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경찰 조서와 경찰관 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1.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조서: 경찰이 피의자가 아닌 사람의 진술을 적은 조서는, 법정에서 그 진술자가 조서 내용이 맞다고 확인해줘야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단순히 조서에 서명이나 도장이 찍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서의 내용이 실제로 진술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진술자들이 법정에서 "경찰이 내 말과 다르게 조서를 썼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해당 조서는 증거로 사용될 수 없었습니다. 설령 조서를 작성한 경찰관이 법정에서 "진술자가 말한 대로 조서를 썼다"라고 증언하더라도, 진술자가 조서 내용을 부인하면 그 조서는 증거능력을 잃습니다.

  2. 수사경찰관의 법정 증언: 경찰관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다"라고 증언하더라도,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진술을 부인하면 해당 증언은 증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자백의 임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으로 정해진 절차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제313조 제1항: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
  •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수사경찰관의 증언의 증거능력
  •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도1761, 95감도83 판결 등: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관련 판례
  • 대법원 1985. 2. 13. 선고 84도2897 판결 등: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수사경찰관 증언의 증거능력 관련 판례

결론:

경찰 조서라고 해서 무조건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술자의 법정 진술과 일치하는지, 자백의 임의성이 확보되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잘못된 판결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 판례는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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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서 증거능력#탄핵 증거#진실성 인정#증거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