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계를 들어보셨나요? 주변 사람들끼리 돈을 모으고 돌려받는 형태의 모임이죠. 친목 도모를 위한 소규모 계는 문제가 없지만, 규모가 커지고 영리 목적으로 운영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상호신용계 업무의 조직성과 관련된 법적인 판단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상호신용금고법 위반이란?
상호신용금고법은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이나 단체가 금융업과 유사한 행위를 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6조 제1항에서는 허가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조직적, 계속적으로 상호신용계 업무를 영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호신용계 업무'란 상호신용금고법 제2조 제1항에 정의되어 있는데, 간단히 말해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을 모아 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다시 구성원에게 융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쟁점: '조직적'인 상호신용계 업무란 무엇일까?
단순히 계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불법이 아닙니다. 법에서 문제 삼는 것은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조직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판례(대전지방법원 1993.7.23. 선고 93노360 판결)는 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판례의 해석: '조직성'의 판단 기준
해당 판례에서는 계주가 단순히 자신의 노력으로 계를 조직하고 혼자 운영하는 경우는 '조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직적'이라 함은 최소한 계주가 보조인 등을 두어 계의 조직 및 운영에 관련된 업무를 분담할 정도의 규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계 운영을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등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경우에만 '조직성'이 인정된다는 것이죠. 다만, 점포 등의 물리적인 설비까지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례:
판례에서 다룬 사례는 식당 주인이 여러 개의 낙찰계를 운영한 경우였습니다. 계주는 계원을 모집하고, 계금을 수금하고, 낙찰자를 선정하는 등의 업무를 모두 혼자 처리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비록 여러 개의 계를 운영했더라도 '조직적'으로 운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론:
계를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영리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정 규모 이상의 계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상호신용금고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를 운영할 때는 관련 법규를 잘 살펴보고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민사판례
두 명의 계주가 각자 계원을 모집하여 운영하는 계에서, 한 계주가 모집하지 않은 계원에 대해서도 계금 지급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결. 계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계원들 간의 관계에 따라 계주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
상담사례
계에서 한 명의 계주가 잠적했을 경우, 나머지 계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계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단순히 '공동계주'라는 명칭만으로는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실제 운영 관여 여부가 중요하다.
민사판례
상호신용금고가 법으로 금지된 특수관계인(출자자, 임원, 직원 등)에게 대출을 해줬더라도 그 대출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
형사판례
계주가 계원들의 돈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하지 않거나, 계원이 돈을 탈 수 있는 기회를 고의로 박탈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
민사판례
상호신용금고의 대표이사가 조직적으로 불법대출을 하고 서류 조작으로 위법 사실을 숨긴 경우, 감사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판결.
형사판례
금융기관 임직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돈을 빌려주는 행위가 처벌되는 '금전대부죄'가 성립하려면, 그 지위 때문에 대출이 쉬워지거나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