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7.03.11

민사판례

고속도로 갓길 주차 사고, 누구의 책임일까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갓길에 주차된 차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졸음쉼터가 아닌 곳에서의 갓길 주차는 불법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속도로 갓길 주차가 사고로 이어졌을 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살펴보는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운전자가 면허 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1차로에 떨어진 화물차 적재함 덮개를 발견하고 놀라 급하게 핸들을 꺾어 갓길로 피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두 대의 화물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승용차 뒷좌석 탑승자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1심과 2심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갓길 가장자리에 주차되어 있어 다른 차량 통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고의 주된 원인은 무면허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핸들을 과대조작한 것이라고 보고, 갓길 주차와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갓길은 긴급차량, 도로보수차량 등의 통행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기도 하지만, 일반 차량이 돌발 상황에서 긴급하게 피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갓길에 공간이 남아있더라도 주차는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도로교통법 제59조 제2호).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갓길에 차를 세운 운전자는 다른 차량이 갓길로 피하게 될 경우를 예상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은 갓길에 주차함으로써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 긴급 상황 시 갓길로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침해했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갓길 불법주차와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민법 제750조)가 있다고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관련 법 조항

  • 민법 제750조
  • 고속국도법 제4조
  • 도로의구조·시설기준에관한규정 제2조 제11호, 제8조
  • 도로교통법 제59조 제2호

결론

이 판례는 고속도로 갓길 주차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갓길 주차는 불법일 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잠깐의 편의를 위해 갓길에 주차하는 행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행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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