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3.05.23

민사판례

고속도로 빙판길 사고, 누구의 책임일까?

고속도로에서 흔히 발생하는 추돌사고. 특히 겨울철 빙판길 사고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은 빙판길 미끄러짐 사고 후 발생한 추돌사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고, 안전 운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깜깜한 밤, 고속도로를 달리던 A씨는 전방에 발생한 교통사고로 정차해 있는 차량들을 발견했습니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결빙된 도로 때문에 차는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1차로에 멈춰 섰습니다. 설상가상으로 A씨의 차가 멈춘 지 불과 10초 후, 뒤따라오던 B씨의 차가 A씨의 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쟁점

B씨는 A씨의 차가 갑자기 멈춰 서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며, A씨에게도 사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법원은 A씨의 차량 정차 후 10초 만에 사고가 발생했고, 당시 도로 상황과 B씨의 전방주시 의무 태만 등을 고려하여 B씨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A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1차로에 정차하게 된 것은 단순히 전방 사고 때문만이 아니라, A씨 본인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과실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빙판길에 미끄러진 것은 단순히 전방 사고 때문만이 아니라 A씨의 조향 및 제동 조작 미숙도 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A씨의 과실과 그로 인한 정차가 후속 추돌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750조)

비록 A씨가 사고 후 안전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B씨의 전방주시 의무 위반도 명백했다 하더라도, 이는 과실 비율을 정하는 데 고려될 뿐, A씨의 책임을 완전히 면제할 사유는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은 A씨와 B씨 모두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64925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110692 판결 참조)

결론

이번 판례는 고속도로 빙판길 사고에서 선행 차량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겨울철 빙판길 운전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하여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안전거리 확보와 감속 운행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다른 운전자의 안전까지 생각하는 성숙한 운전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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