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5.09.15

형사판례

공사 현장 붕괴 사고, 감독관의 책임은 어디까지?

최근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 감독관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오늘은 대법원 판례를 통해 공사감독관의 감독 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서울 강동구의 한 빗물펌프장 신축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건물이 붕괴되어 인부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한 사고입니다. 이 사고와 관련하여 공사업체 대표와 현장감독 공무원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현장감독 공무원의 감독 의무 위반과 붕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였습니다. 원심은 현장감독 공무원에게 시공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현장감독 공무원에게도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건설기술관리법(제35조, 시행령 제56조, 시행규칙 제24조, 제25조, 제43조 별표 9)을 근거로 공사감독관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습니다.

  • 공사가 설계도서 및 시방서대로 시공되는지 감독
  • 하도급 관련 법령 위반 사항 등을 발주처에 보고
  • 시공감리의 정확성 확인 및 감독
  • 현장대리인 및 기술자의 자격 적합성 검토 및 교체 요구

특히, 무자격자 또는 자격미달자의 건설공사 참여로 인한 부실공사 및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사감독관에게 상당한 주의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현장감독 공무원이 무면허 업체의 불법 하도급 사실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지 못했으므로, 직무유기 및 태만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감독 공무원이 제대로 감독했다면 무자격자에 의한 부실시공을 막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사고도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판례의 의의

이 판례는 공사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 있어서 공사감독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습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감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장을 감독하고 법령 위반 사항을 바로잡아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참고 조문:

  •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
  • 건설기술관리법 제35조 (감독자의 의무)
  •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 제56조 (감독자의 의무)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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