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해산 후에도 재산 다툼은 계속된다면? 청산과 대표자 지위 확인 소송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교회 재산을 둘러싼 분쟁은 교회가 해산된 후에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교회 해산, 청산, 그리고 대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어느 교회가 신도 수 감소로 건물을 매각하고 종교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사실상 교회는 해산된 상태였죠. 그런데 남아있던 교인들이 교회 재산의 귀속을 두고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교인들은 이전 담임목사의 대표자 지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교회가 이미 해산했기 때문에 당사자 능력이 없어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해산≠소멸: 비법인사단인 교회가 해산했다고 해서 바로 당사자 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청산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청산 목적 범위 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7조, 제81조, 제82조)
• 청산 중 교회의 지위: 청산 중인 교회는 해산 전 교회와 동일하며, 다만 그 목적이 청산으로 축소되었을 뿐입니다. 따라서 교인들이 교회 재산의 귀속을 다투는 상황이라면 교회는 청산 목적 범위 내에서 당사자 능력을 가집니다.
• 대표자 지위 확인 소송의 의미: 교인들이 제기한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은 청산 중인 교회의 대표자, 즉 청산인의 지위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 소의 이익: 교회 대표자(담임목사)는 종교적인 지위와 함께 비법인사단의 대표자 지위도 가지며, 교회 재산 관리 및 처분에 대한 대표권을 행사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따라서 재산 관리와 관련된 대표자 지위 분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대한 분쟁이므로,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소의 이익이 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하급심에 돌려보냈습니다. 이 판례는 교회 해산 후에도 청산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교회가 당사자 능력을 유지하며, 교회 재산과 관련된 분쟁에서 대표자 지위 확인 소송의 소의 이익을 인정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5895 판결,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32687 판결,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0388 판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