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

내 땅은 아니지만, 내 빚 때문에 넘어갔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계와 물상보증, 후순위저당권)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복잡하지만 알아두면 유용한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내 땅도 아닌데 내 빚 때문에 다른 사람의 땅이 넘어가는 상황, 상상만 해도 끔찍하죠? 특히 '물상보증'과 '상계'라는 법률 용어까지 얽히면 더욱 머리가 아파집니다. 오늘은 이런 상황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어떤 법적 결과를 초래하는지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사례를 통해 이해해 봅시다.

친구 甲은 사업 자금이 필요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합니다. 은행은 담보를 요구했고, 甲은 자신의 부동산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은 담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친구 乙에게 부탁하여 乙 소유의 부동산도 담보로 제공받았습니다. 이렇게 乙처럼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물상보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乙의 부동산에는 이미 다른 빚(丙의 후순위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甲의 사업이 어려워져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었고, 은행은 乙의 부동산을 먼저 경매에 넘겼습니다. 경매 대금으로 은행 빚을 모두 갚았습니다.

이때 乙은 자신의 부동산이 넘어갔으니, 친구 甲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구상권이 생깁니다. 동시에, 乙은 은행의 저당권을 대신하게 되어 甲의 부동산에 대한 저당권을 갖게 됩니다(변제자대위).

그런데 만약 甲이 乙에게 빌린 돈이 있다면 어떨까요? 甲은 "네가 나에게 돈을 빌려준 만큼, 내가 너에게 갚아야 할 구상금에서 퉁치자(상계)"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상계 주장을 통해 丙의 후순위저당권보다 우선할 수 있을까요?

법원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원칙적으로 서로 돈을 주고받아야 할 관계라면 '상계'를 통해 서로 비슷한 금액만큼 퉁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92조 제1항). 하지만 이 사례처럼 물상보증과 후순위저당권이 얽힌 경우에는 상계가 제한됩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채무자(甲)는 물상보증인(乙)에 대한 반대채권이 있더라도 물상보증인의 구상금 채권과 상계함으로써 후순위저당권자(丙)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221777, 221784 판결).

왜냐하면, 후순위저당권자(丙)는 乙의 부동산에 저당권을 설정할 당시, 甲의 부동산이 경매될 것을 예상하고 저당권을 설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丙는 자신의 권리가 甲과 乙 사이의 우연한 채권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甲은 乙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이유로 상계를 주장하여 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습니다. 물상보증을 서는 경우, 자신의 부동산 외에도 다른 채권 관계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예상치 못한 손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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