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한 계약, 진짜 유효할까? (대리, 표현대리 완전정복!)

계약할 때,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하는 경우가 있죠? 이때 '대리'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나를 대신해서 계약하는 사람을 통해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거죠. 그런데 만약, 대리권도 없는 사람이 나인 척 계약을 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이럴 때 표현대리라는 제도가 여러분의 권리를 보호해 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내가 대리권을 줬다고 착각하게 만든 경우" 즉,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내가 A에게 대리권을 준 적이 없는데, 내 행동 때문에 제3자인 B가 A에게 대리권이 있는 것처럼 착각해서 A와 계약을 했을 때, 그 계약을 유효하게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내가 직접 대리권을 줬다고 말하지 않았더라도, 내 행동이나 말 때문에 B가 오해했다면, 그 책임을 내가 져야 한다는 것이죠.

**민법 제125조(표현대리)**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삼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표시를 한 자는 그 대리권이 없는 경우에도 그 표시에 의하여 대리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핵심은 "본인이 제3자에게 대리권 수여 사실을 표시했는가" 입니다. 실제로 대리권을 줬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제3자가 본인의 행동을 보고 대리권이 있다고 오해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입니다.

어떤 경우에 표현대리가 성립할까요?

예를 들어, 내가 A에게 가게 열쇠를 맡기면서 "가게 관리 좀 부탁해"라고 말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A는 이를 자신에게 가게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생각하고, B와 가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나는 A에게 임대차 계약을 할 권한까지 준 적이 없지만, B는 내가 A에게 열쇠를 맡기고 가게 관리를 부탁하는 모습을 보고 A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착각할 만 했습니다. 이 경우, 나는 A와 B 사이에 맺어진 임대차 계약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계약은 유효하게 성립됩니다.

주의할 점:

표현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제3자가 본인의 행동을 보고 선의 그리고 무과실로 대리권이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만약, 제3자가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표현대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표현대리는 복잡한 개념이지만,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어진 중요한 제도입니다. 대리 관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