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나 구매대행이 활발해지면서, 내가 국내에 등록한 상표와 똑같거나 비슷한 상표가 붙은 상품이 수입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내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닌지 궁금하실 텐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경우에 상표권 침해가 아닐까요?
내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붙은 상품이 수입되더라도, 모든 경우에 상표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합법적인 상표 부착: 해외 상표권자 또는 정당한 사용권자가 수입 상품에 상표를 부착해야 합니다. 즉, '짝퉁'처럼 불법적으로 상표를 붙인 경우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국내외 상표권자의 관계: 해외 상표권자와 국내 등록상표권자가 법적 또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거나, 기타 사정으로 수입 상품의 상표가 국내 등록상표와 동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 본사와 국내 지사 관계처럼요.
품질의 동일성: 수입 상품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상품 사이에 품질의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여기서 품질의 차이란 제품 자체의 성능이나 내구성 등의 차이를 말하며, 고객 지원, 무상 수리, 부품 교체 등 부수적인 서비스의 차이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관련 법조항과 판례는?
위 판례에서 대법원은 게임 소프트웨어 CD의 경우, 국내 정품과 해외에서 수입된 제품 사이에 CD 키 관리 등 부수적인 서비스 차이가 있더라도 게임 실행이라는 주된 기능에는 차이가 없으므로 품질의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외 상표권자와 국내 상표권자가 동일한 경우, 해외 정품의 수입·판매는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해외에서 수입된 상품이라도 위 세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상표권자와 국내 상표권자가 별개의 회사이고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상표권과 관련된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민사판례
해외 상표권자가 판매지역을 제한하는 약정을 맺었더라도, 그 약정을 위반하여 국내로 수입된 상품이 국내 등록상표권을 자동으로 침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해외 상표권자와 국내 상표권자 사이에 법적·경제적 관계가 있거나, 수입 상품의 상표가 국내 등록상표와 동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특허판례
해외 상표권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판매업자(통상사용권자)로부터 수입한 진품은, 상표권자의 직접적인 국내 유통 없이도 상표권 침해가 아니다.
민사판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내 상표를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행위 자체는 상표권 침해가 아닙니다. 상표권 침해는 허락받은 사람이 그 상표를 실제로 상품에 사용하여 판매 등의 행위를 할 때 발생합니다.
상담사례
해외 정품을 병행수입하는 것은 상표권 침해가 아니므로, 정식으로 구입한 진품이라면 국내 상표권자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 가능하다.
특허판례
내 상표와 비슷한 다른 회사 상표가 이미 등록되어 있는데, 상품 종류는 다르다면? 내 상표 등록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비슷하다고 거절되는 건 아니고, 기존 상표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야 합니다.
형사판례
해외 상표권자로부터 정식으로 상품을 수입했더라도, 국내에 동일한 상표의 상표권자가 따로 있다면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