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입한 보험, 나한테 청구할 수 있을까? (보험자대위)

영화 촬영 장비 렌탈!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보험까지 가입했는데, 내 실수로 장비가 파손되면 어떻게 될까요? 보험사가 나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겪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보험자대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저는 영화 촬영 장비를 빌리면서, 파손될 경우 장비 주인(A)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제 실수로 장비가 파손되었고, A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저는 보험사에 배상해야 할까요?

네, 배상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은 '보험자대위'라는 법 조항 때문에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 보험사가 A에게 보험금을 지급했으니, 이제 A 대신 보험사가 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 것입니다. 내가 가입한 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은 A 대신, 보험사가 나에게 청구하는 것이죠.

관련 법 조항과 판례를 살펴볼까요?

• 상법 제682조 (보험자대위): 손해가 제삼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삼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그러나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액의 일부를 지급한 때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다29769 판결: 손해보험계약에 있어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의 손해배상에 앞서 보험자가 먼저 보험금을 지급한 때에는 그 보험금의 지급에도 불구하고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아니하고 지급된 보험금액의 한도에서 보험자에게 이전될 뿐이며, 이러한 법리는 손해를 야기한 제3자가 타인을 위한 손해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내가 보험계약자이지만, 내 실수로 사고가 발생했고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보험사는 나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험은 사고 발생 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고의 또는 과실로 사고를 발생시킨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