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를 선임했는데, 그 변호사가 내 돈을 횡령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변호사가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라면, 법무법인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법무법인의 책임 범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토지 매매 후 소유권 관련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항소심을 앞두고 법무법인 로투스(피고)의 대표변호사 乙에게 소송대리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乙은 원고에게 "소송 중이니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 압류될 수도 있으니 내가 보관해주겠다." 라고 제안했습니다. 원고는 乙을 믿고 1억 5,500만원을 건넸지만, 乙은 이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버렸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법무법인 로투스가 대표변호사 乙의 횡령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였습니다. 乙의 행위가 법무법인의 "업무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무법인 로투스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결론
이 판례는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무법인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대표변호사의 행위가 외형상 업무집행으로 보이는 경우, 법무법인은 그 행위가 불법이더라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됩니다.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3다67007 판결 참조)
형사판례
회사 자금 관리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혹은 다른 임직원의 개인적인 변호사 비용을 회사 돈으로 지급하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목적이 다른 변호사 비용 지출은 각각 별도의 횡령죄로 취급됩니다.
민사판례
상속 관련 소송을 맡긴 변호사가 의뢰인의 부동산을 몰래 팔아 돈을 가로챈 사건에서, 법원은 의뢰인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형사판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등이 개인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을 아파트 공금으로 사용한 경우, 해당 사건이 아파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일반행정판례
법무사 사무원이 의뢰받은 등록세를 횡령했을 때, 법무사가 사무원의 횡령 사실을 몰랐더라도 사무원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한 법무사의 책임을 인정한 판례.
민사판례
변호사가 직원 관리를 소홀히 하여 직원이 의뢰인의 등기비용을 횡령하고 등기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된 경우, 변호사의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어 변호사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지급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
형사판례
회사 대표이사가 자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소송 비용을 회사 돈으로 지급하면 횡령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