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6.02.27

민사판례

부도난 건설사, 새 건설사가 책임져야 할까? 분양계약 인수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나 주택을 분양받았는데 건설사가 부도가 난다면 정말 아찔한 상황이겠죠?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 판결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건설사 간의 분양계약 승계와 피분양자 동의의 효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건의 발단:

홍영건설은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등을 짓다가 자금난으로 부도가 났습니다. 이미 일부 주택에 입주한 원고들은 준공검사도 나기 전에 입주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홍영건설은 부도 후 이미 분양된 주택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중으로 분양해버렸습니다. 결국 이중 분양받은 사람들이 소유권을 가져가게 된 억울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홍영건설의 채권자들은 돈을 회수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인 남동건설을 설립하고 홍영건설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권리를 넘겨주었습니다. 남동건설은 잔여 공사를 마무리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기존 피분양자들에게 준공검사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준공검사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쟁점:

문제는 남동건설이 홍영건설의 분양계약상의 의무를 인수했는지, 즉 원고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줄 책임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원심 법원은 남동건설과 홍영건설 사이의 약정은 두 회사 사이의 문제일 뿐 원고들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남동건설은 단순히 홍영건설의 소유권이전등기 채무만 인수한 것이 아니라, 피분양자들로부터 받을 잔금 채권까지 함께 양수하기로 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분양계약의 분양자 지위 자체를 넘겨받기로 한 '계약인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계약인수는 보통 세 당사자 간의 합의로 이루어지지만, 두 당사자의 합의에 나머지 한 당사자가 동의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합니다 (민법 제453조, 제454조). 대법원은 남동건설이 원고들에게 준공검사 동의를 받은 행위를 계약인수에 대한 동의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홍영건설과 원고들 사이의 분양계약상 지위는 남동건설에게 유효하게 인수되었고, 남동건설은 원고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줄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핵심 정리:

  • 건설사가 부도나더라도 새로운 건설사가 분양계약상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면, 기존 분양계약의 효력은 계속됩니다.
  • 계약인수는 세 당사자의 합의가 아니더라도, 두 당사자의 합의에 나머지 당사자가 동의하는 방식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준공검사 동의서가 계약인수에 대한 동의로 인정되었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민법 제453조, 제454조
  • 대법원 1992. 3. 13. 선고 91다32534 판결
  • 대법원 1987. 9. 8. 선고 85다카733, 734 판결
  • 대법원 1990. 5. 11. 선고 89다카17065 판결

이 판례는 건설사 부도 시 분양계약의 승계와 관련된 중요한 판례로, 피분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주택 분양계약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민사판례

아파트 건설사 바뀌면 이전 건설사와의 계약은 어떻게 될까요?

아파트 건설 도중 건설사가 바뀌더라도, 새로운 건설사는 이전 건설사의 개인적인 빚까지 떠안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건설사 변경#채무 승계#상가 분양#대법원 판결

민사판례

아파트 분양계약, 보증, 그리고 해제에 관한 이야기

건설사 부도 시 분양보증을 한 등록업체는 분양계약상의 의무를 지게 되며, 분양계약자가 이를 해제할 경우 원상회복(분양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분양계약 과정에서 일부 절차상 위반이 있더라도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

#분양보증#분양계약#계약해제#원상회복

민사판례

아파트 건설사 부도! 내 중도금은 어떻게 되나요?

아파트 건설사가 부도나서 회생 가능성이 없어지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옛 주택공제조합)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이때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기각 전에 납부된 중도금까지 보증해야 한다.

#HUG#중도금보증#회사정리절차#기각

상담사례

아파트 분양보증, 내 권리와 의무는? 🧐

주택분양보증은 건설사 부도 등의 경우 HUG가 책임지는 제도로, 수분양자는 보증 혜택을 받을 권리와 함께 HUG의 조치에 묵시적 동의로 간주되어 새로운 건설사에 잔여 분양대금 납부 의무를 질 수 있다.

#아파트 분양보증#수분양자 권리#수분양자 의무#제3자를 위한 계약

민사판례

미완성 아파트, 누구 소유일까요? - 주택분양보증과 원시취득

건설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미완성 아파트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옛 대한주택보증)가 완공한 경우, HUG가 그 아파트의 소유권을 갖는다는 판결.

#미완성 아파트#공사재개#소유권#대한주택보증(HUG)

민사판례

아파트 분양계약, 건설사 바뀌면 계약도 새로 해야 할까? 계약인수에 대해 알아보자!

기존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면 (계약인수), 기존 계약 당사자들과 새로운 당사자 모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채무만 넘기는 것과는 다릅니다.

#계약인수#당사자 동의#분양계약#채무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