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산 집, 누구 소유일까요? - 공동명의와 명의신탁 이야기

결혼 생활 중 부부 중 한 사람 이름으로 집을 샀다면, 그 집은 당연히 그 사람 소유일까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부부 공동명의와 명의신탁에 관한 법원 판결을 통해 부동산 소유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부부 일방 명의 재산, 꼭 그 사람 것만은 아닙니다!

민법 제830조 제1항에 따르면, 결혼 중 부부 한쪽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사람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추정"일 뿐, 항상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돈을 어떻게 모았고,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 명의로 집을 샀더라도, 아내가 집값의 절반 정도를 부담했다면 어떨까요? 법원은 이런 경우 특유재산 추정을 뒤집고 부부 공동 소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1986.9.9. 선고 85다카1337,1338 판결, 1992.12.11. 선고 92다21982 판결). 즉, 등기부상의 명의만으로 소유권을 단정할 수 없고, 실제로 누가 돈을 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명의신탁, 부부 사이에도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명의신탁이란, 실제 소유자와 등기부상 소유자가 다른 것을 말합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집값을 함께 부담했지만, 한 사람 명의로 등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이 경우에도 명의신탁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가 함께 돈을 모아 집을 샀는데 아내 명의로만 등기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남편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법원은 부부 사이에 아내에게 명의를 맡기기로 하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1.10.8. 선고 91다23769 판결). 이렇게 되면 아내는 등기부상 소유자일 뿐, 실제로는 남편과 함께 그 집을 소유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민법 제186조).

결론적으로, 부부 사이의 재산 문제는 단순히 등기부상 명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부부 사이에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부부 공동명의나 명의신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확한 법률적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