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 일부 갚았는데, 지난 이자도 다 갚아야 하나요? 🤔

돈을 빌리고 시간이 꽤 흘렀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겨 일부를 갚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이미 시간이 지나버린 이자는 안 갚아도 된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5년 전에 빌린 돈이라 2년치 이자는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거든요. 그럼 최근 3년치 이자와 원금만 갚으면 되는 걸까요?

정답은 "아니오" 입니다. 일부라도 갚는 순간, 지난 이자도 모두 갚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원리냐구요? 바로 "묵시적 승인" 때문입니다.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일부라도 갚는 행위는, 비록 말로는 안 했지만 "전체 빚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즉, 소멸시효가 지난 이자까지 포함해서 빚을 인정하고 갚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죠.

대법원도 이와 같은 입장입니다. 대법원은 "원금은 소멸시효가 안 지났지만, 이자는 소멸시효가 지난 상태에서 돈을 일부 갚으면, 빌린 사람은 원금 빚을 인정하고, 소멸시효가 지난 이자도 갚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2013.05.23. 선고 2013다12464 판결).

그렇다면 갚은 돈은 어디에 먼저 쓰일까요? 법에서는 갚는 순서를 정해놓았습니다 (민법 제479조, 제477조). 일반적으로 이자 → 원금 순서로 갚게 됩니다. 즉, 일부 변제금은 먼저 소멸시효 완성된 이자를 포함한 모든 이자를 갚는데 사용되고, 남는 돈이 있다면 원금을 갚는데 사용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빌린 돈을 일부라도 갚으면 소멸시효가 지난 이자까지 모두 갚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돈을 빌릴 때는 상환 계획을 잘 세우고, 소멸시효에 대해서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