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7.02.15

형사판례

사기죄와 배임죄, 어떤 죄가 적용될까? - 아파트 가등기 말소 사건 분석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아파트 가등기 말소를 둘러싼 사기와 배임 혐의 사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의 행위가 사기죄인지, 배임죄인지, 아니면 둘 다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 복잡한 사안입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아파트 소유권자로, 가등기권리자 甲에게 "가등기를 말소해주면 대출은행을 바꾸고 바로 다시 가등기를 설정해주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甲은 이 말을 믿고 가등기를 말소했지만, 피고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3자에게 근저당권과 전세권을 설정해버렸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을 사기죄와 배임죄로 기소했습니다.

1심과 2심의 판단

1심 법원은 사기죄와 배임죄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사기죄만 유죄로 인정하고 배임죄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2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처음부터 가등기를 말소시켜 이익을 취하려는 사기 범행의 일환이었고, 제3자에게 근저당권 등을 설정해준 행위는 사기 범행의 실행행위에 포함된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즉, 사기죄 하나로 충분히 행위를 평가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역시 2심의 판단을 지지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범죄의 비양립성'입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회적 사실관계를 구성한다면 법률적 평가는 하나만 내려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쉽게 말해, 사기죄가 인정되는 상황에서는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배임죄는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면, 가등기 말소를 통해 이득을 취하고 제3자에게 근저당권 등을 설정한 일련의 행위는 모두 사기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사기죄와 비양립적인 관계에 있는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법 제37조(상상적 경합) 죄수에 관한 형법의 규정은 상상적 경합의 경우에 적용하지 아니한다. 다만 그 중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다.
  • 형법 제347조(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형법 제355조(배임)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써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1도1442 판결: 범죄의 비양립성에 관한 판례

이번 사건은 범죄의 비양립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도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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