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살인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법적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차이,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기준, 그리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헷갈리기 쉬운 개념들을 쉽게 풀어 설명드립니다.
공동정범이란 2인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죄를 함께 저지르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범행을 알고도 묵인한 것만으로는 안 되고, 서로의 행위를 이용해서 범죄를 실행해야 합니다. (형법 제30조)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에, 증거가 부족하면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2도5112 판결 등)
방조범은 정범의 범행을 알면서 그 실행을 쉽게 도와주는 행위를 한 사람입니다. 물질적인 도움뿐 아니라, 범행 결심을 강화시키는 정신적인 도움도 방조에 해당합니다. 정범이 범행을 시작하기 전에 도왔더라도 방조범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조) 방조범은 정범의 범행을 돕는다는 고의가 있어야 하며, 정범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등)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 1은 처음에는 살인 공동정범으로 기소되었지만, 법원은 피고인 1이 살인을 실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피고인 2의 살인 결심을 강화하는 등 정신적으로 도왔다는 점을 인정하여 살인 방조범으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동정범을 방조범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심신미약이란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형법 제10조)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다고 다 심신미약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질환이 범행 당시 판단력에 영향을 주었어야 합니다. (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638 판결) 심신미약 여부는 법원이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 2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범행 당시 피고인 2의 판단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살인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내려집니다. 단순히 재범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제21조의2 제3호) 법원은 범행 동기, 수법,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판단은 판결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인 1은 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1이 직접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방조한 점, 다른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피고인 2는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어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사건이라도 여러 법적 쟁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범죄의 유형, 가담 정도, 범죄자의 정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결이 내려집니다.
형사판례
여러 사람이 함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단순히 옆에 있거나 도와준 것만으로는 '주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주범'으로 인정되는 '공동정범'이 되려면, 함께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서로 역할을 나눠 범죄를 실행해야 한다.
형사판례
다른 사람의 시험 부정행위를 돕기 위해 감독관 배치에 관여했지만, 부정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
형사판례
여러 명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강간을 저지르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공동정범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판례입니다.
형사판례
여러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때, 사전에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더라도 서로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함께 범행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판례
여러 사람이 범죄에 관여했을 때, 단순히 범죄를 알고 있거나 도와준 것만으로는 공동정범이 될 수 없고, 범죄 실행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어야 한다. 이 판례에서는 피고인이 범죄자금 일부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물건을 받기로 했지만, 범행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지배력이 없었기에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판단되었다.
형사판례
한의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침을 놓는 것을 도왔더라도 돈을 벌 목적으로 함께 의료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면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또한,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방조 혐의는 공소장 변경 없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