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사망 사고, 배상 책임은 어디까지?

선원의 사망 사고 발생 시, 선박 소유자의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선원 사망 사고와 관련된 법적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선원법상 재해보상과 민법상 손해배상의 관계, 선원 사망 원인에 대한 입증 책임, 그리고 추가적인 재해보상 약정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었습니다.

1. 선원법상 재해보상 vs. 민법상 손해배상: 별개의 청구

선원이 사망한 경우, 유족은 선원법에 따른 재해보상과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동시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청구권으로, 선박의 불감항성(안전한 항해 능력 미비)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선원법상 재해보상과는 별개의 청구입니다. (대법원 1987. 6. 23. 선고 86다카2228 판결, 대법원 1971. 3. 30. 선고 70다2294 판결 참조) 즉, 미국 법원에 불감항성을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선원법에 따른 재해보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2. 선원 사망 원인이 선원 과실? 입증 책임은 선박 소유자에게!

선원법 제90조 제2항은 선원이 승무 중 직무 외의 원인으로 사망한 경우, 선박 소유자는 유족에게 유족보상을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사망 원인이 선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인 경우, 선박소유자가 선원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으면 보상 책임이 면제됩니다. 핵심은 입증 책임입니다. 선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주장하는 것은 선박 소유자이므로, 선박 소유자가 이를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자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3. 추가 재해보상 약정? 가능합니다!

선원법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재해보상은 최저기준입니다. 따라서 근로계약 당사자는 법정 기준 이상의 재해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할 수 있습니다. (선원법 제5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2조 참조) 예를 들어, 해운항만청 고시에서 정한 특별보상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면, 선박 소유자는 이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비록 해당 고시가 선원법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더라도,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유효한 약정으로 인정됩니다.

이번 판례는 선원 사망 사고 발생 시, 유족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중요한 판결입니다. 선원법과 민법, 그리고 근로계약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