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6.06.28

형사판례

술자리 시비, 즉결심판 받았는데 더 큰 죄로 재판 받을 수 있을까?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즉결심판으로 벌금을 냈는데, 같은 사건으로 더 무거운 죄목으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될 수 있을까요? 이번 판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일사부재리'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소란을 피운 혐의로 경범죄처벌법 위반(음주소란)으로 즉결심판을 받아 과료 2만 9천원을 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같은 사건에서 피고인이 도끼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쟁점

이미 즉결심판으로 확정된 사건에 대해, 다른 법률 위반으로 다시 재판을 받는 것이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일사부재리'란, 같은 죄로 두 번 처벌받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즉결심판으로 확정된 경범죄처벌법 위반과 이후 기소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사건은 '동일한 사건'으로 보아, 이미 즉결심판이 확정되었으므로 다시 재판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면소'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법원은 두 사건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했습니다.

  • 범행 일시와 장소의 동일성: 두 사건 모두 같은 날, 같은 술집에서 발생했습니다.
  • 행위의 연속성: 두 사건 모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시비에서 시작된 일련의 행위였습니다.

즉, 비록 적용되는 법률과 죄명은 다르지만,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재판받을 권리)
  • 형사소송법 제326조 (면소판결)
  • 즉결심판에관한절차법 제16조 (기판력)
  •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1984. 10. 10. 선고 83도1790 판결
  •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2454, 86감도270 판결
  • 대법원 1990. 3. 9. 선고 89도1046 판결

결론

이 판례는 같은 사건에 대해 처벌 수위가 다른 여러 죄목으로 중복해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비록 법률이나 죄명이 다르더라도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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