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일사부재리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같은 죄로 두 번 처벌받지 않는다는 원칙이죠. 그런데 만약 어떤 행위로 과태료를 냈는데, 나중에 같은 행위로 형사재판을 받게 된다면 이중처벌이 아닐까요? 오늘은 과태료 처분과 일사부재리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피고인은 허가 없이 건물 용도를 변경하여 사용하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같은 행위로 형사재판까지 받게 되자, 이미 과태료를 냈으니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즉, 과태료 처분을 받았더라도 형사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는 확정판결이 있을 경우 면소 판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면소 판결이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할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확정판결이란, 일반적인 형사재판의 판결뿐 아니라 약식명령이나 즉결심판처럼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들을 포함합니다.
그러나 과태료 처분은 행정벌에 해당하고, 형사처벌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따라서 과태료 처분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서 말하는 '확정판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즉, 과태료 처분을 받았더라도 그것이 형사재판을 막는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
같은 행위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더라도, 그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태료 처분과 형사처벌은 별개의 제도이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참고 조문: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형사판례
시비 과정에서 소란을 피우다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소란 행위에 대해 이미 범칙금을 냈다면 상해죄로 다시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
형사판례
교도소에서 규칙을 어겨 징벌을 받았더라도, 같은 행위로 다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징벌과 형사처벌은 목적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형사판례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운 사건으로 즉결심판을 받은 피고인이, 같은 사건으로 폭력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즉결심판과 폭력 혐의 사건이 사실상 같은 사건이므로, 다시 재판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일사부재리 원칙 적용)
형사판례
교도소에서 규칙을 어겨 징벌을 받았더라도, 그 행위가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면 따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징벌과 형사처벌은 목적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중처벌이 아니다.
특허판례
동일한 특허에 대해 여러 사람이 무효심판을 청구할 때, '일사부재리' 원칙을 적용하는 기준 시점은 **심판청구 시점**이다. 이전에 다른 사람이 청구한 무효심판 결과가 나중에 확정되더라도, 먼저 청구한 사람의 심판은 유효하다.
형사판례
불법 게임장 운영으로 이미 처벌받은 피고인 1에게 같은 사건으로 다른 죄명(사행행위등규제법 위반)을 적용하여 다시 처벌하려 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면소 판결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