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22.02.11

형사판례

술집 묻지마 폭행, 현행범 체포는 정당했을까?

최근 술집에서 벌어진 묻지마 폭행 사건에서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의 조치가 정당한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이 술에 취해 식당에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폭행한 후 경찰에 체포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는 체포의 필요성이 부족했다고 판단하여 위법 체포로 보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현행범 체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식당에 들어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고인이 여전히 피해자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피고인의 신분증을 확인한 결과 주소지가 멀리 떨어진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피고인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쟁점: 현행범 체포 요건과 경찰의 재량권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현행범 체포 요건경찰의 재량권입니다. 현행범 체포는 형사소송법 제212조에 따라 범죄의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를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범죄 실행의 현행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형사소송법 제211조의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해야 하고, 이에 대한 경찰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8184 판결,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3726 판결 참조). 즉, 경찰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현행범 체포는 적법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술에 취해 묻지마 폭행을 저질렀고, 경찰 출동 후에도 피해자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던 점, 주소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의 조치가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체포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경찰의 현행범 체포는 정당한 재량 범위 내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현행범 체포 요건과 경찰의 재량권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범죄의 현행성과 함께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와 같은 체포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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