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의 사과광고 강요, 공갈죄로 처벌될 수 있을까?

언론의 힘은 막강합니다. 특히 부정적인 기사는 개인이나 기업의 명예와 신용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신문사가 이런 힘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신문사의 사과광고 강요가 공갈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건설회사가 시공한 다리에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어, 해당 신문사에 기사가 실렸습니다. 건설회사는 즉각 다른 신문에 해명광고를 게재했지만, 이 신문사는 오히려 후속 기사를 통해 부실공사 의혹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결국 건설회사 대표는 신문사 사장을 찾아가 보도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신문사 사장은 기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사과광고를 게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건설회사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고, 다음 날 광고국장을 만나 광고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광고료가 시중 가격보다 훨씬 비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신문사 사장과 광고국장의 행위를 공갈죄로 판단했습니다.

• 신문사 사장은 기자들의 강경한 분위기를 전달하며 건설회사 대표를 협박했고,
• 광고국장은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과도한 광고료를 받아냈다는 것입니다.

비록 사전에 광고료 갈취를 모의한 증거는 없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암묵적인 의사 연락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신문사 사장은 광고국장이 과도한 광고료를 요구할 것을 예상했고, 이를 묵인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 공갈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상대방을 공포에 떨게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입니다.
• 이 사건에서는 신문사의 계속된 부정적 보도 가능성이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또한, 신문사 사장과 광고국장 사이에 직접적인 모의가 없었더라도, 암묵적인 의사소통만으로도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공갈죄]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0조 제1항
• [공모공동정범] 형법 제30조
• [폭처법상 공동공갈]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2항
• [공모의 성립] 대법원 1985. 8. 20. 선고 84도1373 판결, 대법원 1994. 3. 8. 선고 93도3154 판결, 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도2305 판결,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도577 판결
• [폭처법상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의 의미] 대법원 1986. 6. 10. 선고 85도119 판결, 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도1642 판결

결론

언론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판례는 언론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