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요? 제가 얼마 전 황당한 소송에 휘말릴 뻔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어느 날, '갑'이라는 사람이 저에게 1억 원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갑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돈을 빌려주었죠. 그런데 얼마 후 갑으로부터 소송장이 날아왔습니다. 빌려준 돈을 갚으라는 내용이었죠.
법정에 출석했는데, 그곳에 있던 사람은 갑이 아니었습니다.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긴 '을'이라는 사람이 갑 대신 출석해 있었던 것입니다. 너무 놀라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갑은 이미 사망했고, 갑에게는 다른 빚이 많아 상속받을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상태였습니다. 을은 갑의 쌍둥이 동생으로, 갑의 사망신고를 미루고 제게 빌려준 돈 1억 원을 받아내려고 갑인 척 소송을 제기하고 법정에 출석까지 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나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법적으로 제가 돈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지 걱정되었습니다.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4조는 “소송은 당사자를 표시하여 제기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표시된 대로 당사자를 확정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소송 당사자는 사망한 '갑'이 되는 것이죠. 사망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으므로, 이 소송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습니다.
'을'은 '갑'의 대리인 자격도 없었습니다. 소송대리를 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을'은 그런 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습니다. 설령 '갑'이 살아있을 때 '을'에게 소송대리권을 위임했다고 하더라도, '갑'이 사망한 시점에 그 대리권은 소멸합니다(민법 제127조).
따라서 '을'은 권한 없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 되고, '갑'의 다른 상속인이 소송절차를 이어받지 않는 한, 법원은 소송을 각하할 것입니다(민사소송법 제238조). 변호사는 저에게 돈을 갚을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다행히 저는 큰 피해 없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만약 법률 지식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사기극에 당할 뻔했습니다.
(참고)
상담사례
빌린 돈 소송에서 상계로 승소한 피고가, 상계 인정으로 자신의 채권을 잃게 되는 기판력 발생을 막고 원금 반환 주장을 위해 항소하는 것은 적법하다.
상담사례
상속포기로 실제 빚 상속인이 바뀌었을 경우, 원고는 피고 표시정정을 통해 소송 상대방을 실제 상속인으로 변경하여 빚을 청구할 수 있다.
상담사례
공사대금 소송 상대방이 대역을 내세웠다면, '피고 성명 모용'에 해당하므로 대역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수집하여 법원에 제출해야 진짜 상대방을 소환할 수 있다.
상담사례
채무자가 사망하여 상속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망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더라도, 후에 상속인을 찾으면 피고 변경을 통해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민사판례
빚진 사람이 사망 후, 빚을 받으려 소송을 걸었는데, 알고 보니 상속자가 바뀐 경우라도, 처음부터 진짜 상속인을 상대로 소송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례입니다.
민사판례
돈을 빌려준 사람이 채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면서도 사망한 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 법원은 소송의 진정한 목적을 고려하여 사망한 채무자의 상속인으로 피고를 정정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이 경우 소송은 처음부터 상속인을 상대로 제기된 것으로 간주되어 소멸시효 중단 효과가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