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다 보면 자금 융통을 위해 어음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어음은 잘못 사용하면 돌려막기의 수렁에 빠져 부도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음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A 회사는 B 회사의 부탁으로 어음할인에 사용할 약속어음을 발행해 주었습니다. B 회사는 이 어음을 할인받지 못하자 A 회사에 반환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C 회사에 어음할인을 의뢰하며 어음을 넘겼습니다. C 회사 역시 A 회사의 어음 반환 요구를 무시하고 D 회사에 어음을 넘겼습니다. 결국 D 회사가 A 회사에 어음을 제시했는데, A 회사는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해설:
이 사례는 전형적인 융통어음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융통어음이란 타인에게 금융을 얻게 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어음을 말합니다. 원래 융통어음의 발행자는 어음을 할인받은 제3자에게 "대가 없이 발행된 어음"이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음을 발행해준 당사자(피융통자)에게는 지급 의무가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 A 회사는 B 회사에게 어음할인을 위해 어음을 발행해 주었습니다. B 회사는 이 어음을 할인받지 못했고, A 회사에 반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B 회사는 어음을 정당하게 소지할 권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럼에도 B 회사는 C 회사, C 회사는 다시 D 회사에 어음을 넘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C 회사와 D 회사는 어음할인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어음을 받았습니다. 즉, 경제적 이익 없이 어음을 소지하게 된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어음소지인이 어음의 지급을 청구할 정당한 권리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어음거래의 안전을 위해 어음취득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신에게 어음을 넘겨준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겨 정당한 소지 권한이 없어진 경우에는 어음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12.11.15, 선고, 2012다60015, 판결)
따라서 이 사례에서 A 회사는 D 회사에게 "B 회사와의 약속이 깨졌고, 너희는 대가 없이 어음을 받았으니 지급을 거절한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 지급 거절이 가능합니다.
결론:
어음은 편리한 금융수단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돌려막기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어음거래 시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융통어음과 관련된 거래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어음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확인하고 거래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시다.
상담사례
타인의 신용 보증을 위해 발행하는 융통어음은, 상대방의 악의(융통어음임을 알고 부당하게 취득)를 입증하지 못하면 지급 의무를 면하기 어렵다.
민사판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한 융통어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경우, 어음을 받은 사람이 융통어음이라는 사실과 담보가 부도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어음 발행자는 그 사람에게 융통어음이라는 이유로 돈을 못 주겠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어음을 받은 사람 이전의 소유자가 융통어음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현재 소유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융통어음이라는 이유로 돈을 주지 않을 수는 없다.
상담사례
갑씨가 을씨의 어음으로 A회사와 C회사 간 거래를 정리했고, 어음 부도로 A회사가 손해를 봤지만, 해당 어음이 기존 채무 청산 목적일 가능성이 높아 A회사는 C회사에 돈을 요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민사판례
회사가 할인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준 어음을 은행이 그 사정을 알면서 담보로 받은 경우, 그 어음은 융통어음이 아니며 회사는 은행에 대해 어음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상담사례
부도난 약속어음을 채무자에게 돌려줬더라도, 채무자가 어음을 가지고 있다면 어음 없이도 돈을 받을 수 있다는 판례가 있어 좌절하지 말고 관련 자료를 챙겨 청구해야 한다.
상담사례
물건 판매 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융통어음이라도, 특별한 예외(융통어음임을 알고 있었거나, 관련된 다른 어음/수표 부도 사실 인지 등)가 없는 한 어음 발행인은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