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명이 함께 방화하면 모두 책임을 져야 할까요? 집단 방화와 그 책임에 대해 알아봅시다.

여러 명이 함께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따져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방화처럼 위험한 범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은 집단으로 방화를 저질렀을 때, 모든 구성원이 같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판례를 소개하고, 그 의미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약 30명의 사람들이 건물에 불을 지르기로 공모했습니다. 이들은 화염병을 던지는 '공격조'와 쇠파이프를 들고 외부를 경계하는 '방어조'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공격조가 건물 안에 화염병을 던지던 중, 그 중 한 명이 건물 안에 있던 피해자에게 화염병을 던져 화상을 입혔습니다. 이 사건에서 방어조 역할을 맡았던 피고인은 자신은 직접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으므로 화상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방어조 역할을 한 피고인을 포함하여 방화에 가담한 모든 사람이 화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역할을 분담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피고인이 직접 화염병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공격조와 방어조로 역할을 나누어 방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행동했습니다. 따라서 화염병 투척은 전체 방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으며, 피고인 또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 둘째, 상해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화 과정에서 누군가 다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쇠파이프를 든 방어조까지 동원한 점을 고려하면, 단순 방화를 넘어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방화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부진정결과적 가중범)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법 제13조 (범죄의 성립)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 형법 제164조 (현존건조물방화치상) (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대법원 1983. 1. 18. 선고 82도2341 판결
• 대법원 1990. 6. 26. 선고 90도765 판결

결론: 이 판례는 집단 범죄에서 구성원 각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단순히 자신의 역할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예견 가능한 결과까지 고려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집단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개인의 책임을 희석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