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상표, 별 모양이 같다고 다 같은 건 아니죠?

오늘은 장난감 회사의 상표권 분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두 회사의 상표가 비슷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 사건이었어요.

사건의 개요:

유명 장난감 회사 '타미야(TAMIYA)'는 자사의 상표(검정색과 회색 사각형 안에 각각 하얀 별이 들어간 도형 + TAMIYA 글자)가 다른 회사의 상표(파랑, 빨강, 하늘색 사각형 안에 별이 들어간 도형 + TRISTAR 글자)와 너무 유사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타미야는 두 상표 모두 별 모양을 사용하고 있고, 사각형 안에 별이 들어가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혼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죠.

1심과 2심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에서는 타미야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비록 별의 개수와 사각형의 색깔이 다르긴 하지만, 둘 다 별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사각형 안에 별이 들어간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판단한 것이죠. 특히, 2심 법원은 타미야 상표가 흑백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색상의 유사 범위까지 보호받는다고 해석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상표를 판단할 때 도형 부분과 글자 부분을 따로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은 타미야 상표를 봤을 때 'TAMIYA'라는 글자에 주목할 것이고, 다른 회사 상표를 봤을 때는 'TRISTAR'라는 글자에 주목할 것이라고 판단했죠. 즉, 두 상표의 핵심 부분은 'TAMIYA'와 'TRISTAR'라는 글자이고, 이 두 글자는 발음이나 의미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물론, 도형 부분만 놓고 보면 비슷한 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도형 부분이 아무리 비슷하더라도 핵심 부분인 글자가 다르면 소비자들이 혼동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설령 소비자들이 도형에만 주목한다고 하더라도, 타미야 상표는 '두 개의 별', 다른 회사 상표는 '세 개의 별'로 인식될 것이기 때문에 역시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두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하고, 원심을 파기하여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수요자간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
• 상표법 제75조: 상표권의 효력은 지정상품에만 미친다.
• 대법원 1995. 6. 30. 선고 95후57 판결,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7후2804 판결, 대법원 2000. 1. 28. 선고 97후3272 판결: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판례들입니다.

이 사건은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외관만 볼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떻게 인식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별 모양이 들어갔다고 해서 모두 같은 상표가 아니라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