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기록, 언제까지 따라다닐까? 형 실효와 누범 가중처벌에 대한 이야기

이번 포스팅에서는 과거의 범죄 이력, 즉 전과 기록이 언제까지 유효한지, 그리고 형이 실효된 전과를 누범 가중처벌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특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은 특정 절도죄 등을 3회 이상 저지른 사람이 다시 같은 죄를 저지르면 누범으로 가중처벌한다는 내용입니다. 즉, 상습적으로 특정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그 형이 실효된 경우, 이를 '징역형을 받은 경우'로 보아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에 대해 "형이 실효된 경우에는 장래에 향하여 그 효력이 소멸되므로,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이 정한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10도8 판결 등).

쉽게 말해, 형이 실효되었다는 것은 법적으로 과거의 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므로, 이를 근거로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형의 실효의 효과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형의 실효는 어떤 경우에 발생할까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정 기간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형의 효력이 상실됩니다. 이 기간은 받았던 형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또한, 과거에 여러 번의 징역형을 받았더라도 가장 마지막 형의 집행을 마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이전의 모든 징역형도 함께 실효됩니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경우는 어떨까요?

집행유예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실제로 감옥에 가지 않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형법 제65조에 따르면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마친 경우,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역시 형의 실효와 마찬가지로 해석하여,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징역형도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의 가중처벌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형이 실효되었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된 전과는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에 따른 누범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새롭게 살아갈 기회를 주기 위한 법의 취지를 반영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