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3.09.26

형사판례

조선소에서 미리 배를 만들어 놓는 건 불법일까? - 어선 건조 허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어선을 만들려면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만약 조선소에서 미리 배를 만들어 놓는다면 어떨까요? 이것도 허가를 받아야 할까요? 오늘은 어선 건조 허가에 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조선소에서 어선 건조 발주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선체를 미리 제작했습니다. 나중에 의뢰가 들어오면 완성해서 납품하려는 의도였죠. 검찰은 이를 어선법 위반으로 보고 기소했습니다. 과연 조선소는 어선 건조 허가를 받아야 했을까요?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조선소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즉, 조선소가 미리 선체를 제작하는 행위는 어선 건조 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도2252 판결)

그 이유는?

  • 어선법의 목적은 어선의 효율적인 관리와 성능 향상을 통해 어업 생산력 증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선박의 안전은 선박안전법에서 따로 규율하고 있죠.
  • 어선법 제8조 제1항은 어선을 직접 건조하여 소유하려는 사람에게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소유할 어선을 만드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 조선소는 단순히 의뢰를 받아 어선을 제작하는 것이므로, 직접 소유할 의도가 없습니다. 따라서 어선 건조 허가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핵심 정리

  • 자신이 소유할 어선을 직접 건조하는 경우: 어선 건조 허가 필요 (구 어선법 제8조 제1항)
  • 조선소에서 의뢰를 받아 어선을 제작하는 경우: 어선 건조 허가 불필요

관련 법조항

  • 구 어선법(2002. 1. 14. 법률 제66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43조

이번 판례는 어선 건조 허가의 범위를 명확히 해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조선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어선 건조에 관심 있는 분들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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