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표권에 대한 흥미로운 판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E PRINT"라는 상표를 인쇄기 등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입니다. 결과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런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 PRINT"는 인쇄기와 관련해서는 식별력이 없다!
법원은 "E PRINT"라는 상표가 인쇄기와 같은 상품에 사용될 경우, 소비자들이 특정 회사의 제품을 구별하는 표시로 인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PRINT'라는 단어 자체가 '인쇄', '인쇄물' 등의 일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쇄기와 관련된 상품에 'PRINT'가 들어간 상표를 사용하면, 소비자는 그 상표를 보고 특정 회사 제품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인쇄 기능을 나타내는 단어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E'는 흔한 영어 알파벳이라 식별력을 더해주지 못하고, 'E'와 'PRINT'를 결합해도 새로운 의미나 식별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상표법 제6조 제1항)
다른 상품에는 등록되어도, 이 상품에는 안돼요!
만약 "E PRINT"가 다른 상품, 예를 들어 의류나 식품 등에는 상표 등록이 되어있더라도 인쇄기에는 등록될 수 없습니다. 상표의 등록 가능성은 지정상품과의 관계에서 각각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상품에서는 "E PRINT"가 식별력을 가질 수 있더라도, 인쇄기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따라서 다른 상품에 등록된 유사 상표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등록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법 제6조, 제7조)
외국에서 등록됐다고 우리나라에서도 되는 건 아니에요!
"E PRINT"가 외국에서 상표 등록이 되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등록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나라의 법과 언어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상표 등록 여부는 우리나라 상표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외국의 사례는 참고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상표법 제6조, 제7조)
이번 판결은 상표의 식별력과 상표 등록의 기준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상표를 출원할 때 지정상품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식별력을 갖추도록 신중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고 판례:
특허판례
상품 자체가 아닌, 그 상품을 담는 쇼핑백에 다른 상표와 함께 인쇄된 상표도 상표 사용으로 인정된다는 판결.
특허판례
단순히 신문에 상표를 광고한 것만으로는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 실제 상품이 유통되거나 유통 예정이어야 상표 사용으로 인정된다.
특허판례
단순한 무늬라도 오랜 사용으로 소비자에게 특정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되면 상표등록이 가능하다.
특허판례
상표는 상품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며, 단순히 거래명세표나 간판에 표시했다고 해서 무조건 상표 사용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가 실제로 상품을 구별하는 기능을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허판례
컴퓨터 운영체제 이름인 "Linux"를 서적, CD 등에 상표로 사용해도 상품 내용을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도 아니라는 판결.
특허판례
글자를 변형하여 만든 상표(기술적 문자상표)가 도형화된 정도가 너무 커서 일반인이 글자로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상표는 일반적인 표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