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폭발 사고, 누구 책임일까? - 실화법 vs. 민법

가스 폭발 사고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만약 누군가의 부주의로 가스가 폭발해서 내가 다쳤다면,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오늘은 가스 폭발 사고와 관련된 법적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핵심은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이하 실화법)**이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실화법은 불을 내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태우거나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과실이 중대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특별법입니다. 하지만 모든 불 관련 사고에 실화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소개할 판례는 가스 폭발로 직접 상해를 입은 경우, 실화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화에너지프라자에서 공급한 가스용기의 결함으로 폭발 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다쳤습니다. 법원은 피고(한화에너지프라자)가 가스용기의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법원이 실화법이 아닌 민법을 적용했다는 것입니다. 실화법은 불이 다른 사람의 재산에 옮겨붙어 발생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법입니다. 이 사건처럼 가스 폭발로 직접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실화법이 아닌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와 **제758조(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묻게 됩니다. 즉, 과실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피고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가스 폭발사고에 의하여 직접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실화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기존 판례(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58813 판결)를 재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원심에서 피고의 과실이 중대한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더라도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가스 폭발로 직접적인 상해를 입었다면 실화법이 아닌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이 판례는 가스 폭발 사고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 있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참고:

•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 민법 제758조 (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 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58813 판결
• 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2040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