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 피보전권리 변경할 수 있을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을까 봐 걱정될 때, 우리는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는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제도인데요, 이때 '피보전권리'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보전권리는 가압류를 통해 보호받고자 하는 권리, 즉 돈을 받을 권리를 말합니다.

그런데, 가압류 신청 후에 피보전권리가 처음과 달라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빌려준 돈 외에도 못 받은 돈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거나, 처음 주장했던 권리와는 다른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이럴 때, 가압류 신청 당시와 다른 피보전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에 대해 "가능하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1221, 1222, 81다카989, 990 판결 등) 가압류 신청은 긴급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권리 관계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물론, 아예 다른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안 되고, 처음 주장했던 권리와 '청구의 기초'가 동일해야 합니다. 즉, 같은 사건에서 발생한 다른 권리라면 변경을 인정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재항고인이 처음에는 차용금과 설비반납금에 대한 보증채무를 피보전권리로 가압류를 신청했지만, 나중에 같은 지불확약서에 기반한 리스료와 이자에 대한 보증채무도 피보전권리에 포함시켜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변경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가압류결정의 피보전권리와 본안소송의 소송물이 똑같을 필요는 없고, 청구의 기초가 같으면 된다는 기존 판례 (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1223, 81다카991 판결 등,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5224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으로는 민사집행법 제276조 (가압류의 목적물), 제23조 제1항 (집행권원의 범위), 제277조 (가압류의 집행), 제283조 (가압류이의의 신청),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소의 변경) 등이 있습니다.

즉, 가압류 신청 후에도 상황에 따라 피보전권리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무분별한 변경은 허용되지 않고, 처음 주장했던 권리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