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은밀한 가격 담합, 언제 끝난 걸로 볼까요?

여러 기업이 모여 은밀하게 가격을 올리기로 합의하는 것을 가격 담합이라고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값이 괜히 비싸지는 것이니 당연히 불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담합, 언제 끝난 걸로 봐야 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가격 담합의 끝: 실행행위가 끝난 날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기로 합의(약속)만 하고 실제로 올리지 않았다면 아직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합의에 따라 실제로 가격을 올리는 실행행위를 했다면 이때부터 불법이 됩니다. 법원은 이러한 담합은 실행행위가 끝난 날 종료된 것으로 봅니다 (관련 법률: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1호, 참고 판례: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4두11275 판결).

담합에서 발 빼려면?

만약 담합에 참여했던 기업 중 일부가 "나 이제 안 할래!"라고 마음을 바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마음만 바꿔서는 안 됩니다. 다른 담합 기업들에게 합의에서 탈퇴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말로 직접 전하거나, 행동으로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담합이 없었다면 존재했을 가격 수준으로 가격을 내리는 등 담합과 반대되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모두 담합에서 손 떼려면?

모든 담합 기업이 함께 담합을 끝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모두가 합의를 파기했다고 명확히 밝히고, 각자 담합이 없었을 때의 가격으로 가격을 내리는 등 담합에 반하는 행위를 해야 합니다. 둘째, 기업들 사이에 반복적인 가격 경쟁이 벌어지는 등 담합이 실제로 깨졌다고 볼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어야 합니다.

50% 가성소다 가격 담합 사례

실제로 50%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가격 담합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일부 기업은 가격을 조금 내리긴 했지만, 법원은 이 정도로는 담합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체적인 가격이 담합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기업들 사이에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져야 진정으로 담합이 끝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

기업들의 가격 담합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 행위입니다. 담합을 끝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마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시와 함께 담합에 반하는 행동을 보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