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

내 부주의, 남의 고의…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길을 걷다가 부주의하게 스마트폰을 보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혀 다치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내 부주의도 분명히 사고 원인의 일부가 되겠죠. 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내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틈을 타 고의로 나를 밀었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 내 부주의를 이용한 나쁜 사람과, 그냥 부딪힌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그중 일부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악용했다면, 악용한 사람은 피해자의 부주의를 핑계로 자기 책임을 줄여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죠? 내 부주의를 노렸으면서, 그 부주의 때문에 내 책임이 줄어든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이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됩니다. 신의칙이란,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에 있어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정의와 형평에 맞도록 하여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고의로 부주의를 이용한 사람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를 했지만, 그중 일부만 피해자의 부주의를 악용했다면, 악용하지 않은 사람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줄여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나쁜 의도 없이 사고에 연루된 사람까지 '피해자 부주의 악용'이라는 굴레를 씌워 책임을 묻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죠.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다31137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공동불법행위자 중 일부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도, 그러한 사유가 없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는 피해자의 과실을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경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모든 공동불법행위자에게 '피해자 부주의 악용'의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상담사례

내 부주의도 문제지만, 상대방은 고의였는데?! 책임은 어떻게 나눌까요?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다면, 가해자가 고의적인 불법행위를 했더라도 과실상계를 통해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다.

#부주의#고의#과실상계#공평함

민사판례

여러 사람이 함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 행위를 저질러 손해를 입혔을 경우, 서로 짜고 치지 않았더라도 각자의 행위가 서로 관련되어 있으면 모두 함께 책임을 져야 합니다.

#공동불법행위#손해배상책임#행위 관련성#민법 제760조

민사판례

여러 사람이 함께 잘못했을 때, 배상 책임은 어떻게 될까요?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를 저질러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배상한 사람이 다른 가해자에게 배상금을 나눠 부담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권리(구상권)를 행사하려면, 자신이 부담해야 할 몫 이상을 배상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가 일부 가해자를 용서하더라도 다른 가해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공동불법행위#구상권#연대책임#부담부분

민사판례

사기 공범의 책임, 피해자 부주의를 탓할 수 있을까?

타인의 부주의를 이용한 고의적 사기의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핑계로 자신의 책임을 줄일 수 없고, 공범 중 한 명의 가담 정도가 낮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책임은 줄어들지 않는다.

#투자사기#공범#책임제한 불가#피해자 부주의

민사판례

여러 사람이 사고를 냈을 때, 책임은 어떻게 나눌까요?

여러 차량이 연쇄 추돌한 사고에서,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버스회사가 다른 차량의 보험사에게 청구할 수 있는 구상권 행사 범위는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단순히 사고 당사자들 간의 과실 비율만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별로 가해 차량들의 책임 비율을 따져서 계산해야 합니다.

#연쇄추돌#구상권#과실비율#피해자별 책임비율

민사판례

억울하게 사고를 당했는데, 나도 책임이 있다고? 공동불법행위와 구상권에 대해 알아보자

교통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 중 한 명인 원고가 다른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다른 가해자가 이미 사망자 유족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중 원고의 부담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부담 부분을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례입니다. 피해자의 과실 비율과 가해자로서의 과실 비율은 다르게 판단해야 하며, 구상권 행사를 위해서는 가해자로서의 과실 비율을 정확히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동불법행위#구상권#과실상계#피해자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