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빚 먼저 갚는 게 이득? - 변제 충당의 순서

돈을 빌리고 갚는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빚이 얽혀있는 경우, 어떤 빚부터 갚아야 유리할까요? 오늘은 빚의 종류에 따라 변제 이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건설 회사 A는 건설공제조합 B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다른 회사의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도 서주었습니다. A가 B에게 돈을 갚았는데, B는 A의 대출금보다 보증 채무에 먼저 돈을 충당했습니다. A는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금부터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A의 대출금 채무와 다른 회사에 대한 연대보증 채무 중 어디에 먼저 돈을 갚을지에 대한 별도의 약정이 없었기 때문에, 법정 변제 충당의 원칙에 따라 변제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핵심 포인트: 변제 이익의 차이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의 채무에 대한 보증 채무(연대보증 포함)는 자신의 채무보다 변제 이익이 적고, 연대 채무는 단순 채무보다 변제 이익이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내 빚(주채무)을 먼저 갚는 것이 남의 빚 보증(보증채무)을 갚는 것보다, 단독으로 책임지는 빚(단순채무)을 갚는 것이 여러 사람과 함께 책임지는 빚(연대채무)을 갚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왜 보증 채무가 변제 이익이 적을까요?

보증 채무는 주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갚아야 하는 채무입니다. 즉, 보증 채무를 갚으면 주채무자에게 구상권(갚아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을 행사할 수 있지만,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돈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반면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면 그 빚에서 완전히 해방됩니다. 따라서 보증 채무 변제는 자신의 채무 변제보다 이익이 적다고 보는 것입니다.

연대 채무는 왜 단순 채무보다 변제 이익이 적을까요?

연대 채무는 여러 사람이 각자 채무 전체를 갚을 의무가 있는 채무입니다. 한 사람이 돈을 갚으면 다른 연대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돈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단순 채무는 혼자서 갚아야 할 빚이므로, 변제하면 그 빚에서 완전히 해방됩니다.

관련 법 조항: 민법 제477조

이번 판례는 여러 종류의 빚이 있을 때 어떤 빚부터 갚는 것이 유리한지,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변제 충당 순서를 판단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여러 빚에 얽혀있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행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