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호 빌려줬는데, 나도 책임져야 하나요? 상호 명의대여와 책임 범위

사업을 하다 보면 지인에게 상호를 빌려주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호 명의대여는 생각보다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내 상호를 빌려준 것만으로도 예상치 못한 빚을 떠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상호 명의대여와 관련된 책임 범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상호 명의대여, 왜 위험할까요?

상법 제24조(명의대여자의 책임)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호를 빌려준 사람은 상호를 사용하는 사람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인처럼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모든 경우에 책임을 져야 할까요? - 사례 분석

'갑'은 '을'에게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할 것을 허락했습니다. '을'은 '갑'의 상호를 사용하여 '병'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에는 '갑'의 이름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을'의 이름만 상호와 함께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사업체 명판이나 직인도 '을'의 것이었고, 거래명세서에도 '갑'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은 '을'과 '병' 사이의 거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까요?

이 경우, '병'이 '갑'을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계약서, 명판, 직인, 거래명세서 등 어디에도 '갑'의 흔적은 없고 '을'의 이름만 명확히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갑'은 '병'에 대한 '을'의 채무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질 필요가 없습니다.

핵심은 '오인 가능성'!

상호 명의대여로 인한 책임 발생의 핵심은 제3자가 상호 명의대여자를 실제 영업주로 오인했는지 여부입니다. 위 사례처럼 제3자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명의대여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상호 명의대여, 절대 금물!

상호 명의대여는 예상치 못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한 행위입니다. 가까운 지인이라도 상호를 빌려달라고 요청한다면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잠깐의 호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