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을 시도하다가 피해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멈춘 경우, 이를 '자발적으로 멈춘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최근 비슷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통해 중지미수와 장애미수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피해자가 "다음에 만나 친해지면 응해 주겠다"는 부탁을 하자 멈추고, 피해자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이를 '장애미수'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중지미수'로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쟁점: 중지미수인가, 장애미수인가?
이 사건의 핵심은 피고인이 자신의 의지로 범행을 멈춘 것인지(중지미수), 아니면 **외부 요인 때문에 멈춘 것인지(장애미수)**입니다. 중지미수는 범죄가 완성되기 전에 스스로 범행을 멈춘 경우에 성립하며, 형이 감경 또는 면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장애미수는 외부 요인 때문에 범행을 완수하지 못한 경우로, 형이 감경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부탁으로 범행을 멈췄더라도, 그 부탁이 사회통념상 범죄 실행에 대한 '장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고인은 자유로운 의지로 범행을 멈출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의 부탁을 빌미로 멈춘 것으로 본 것입니다. 따라서 이는 중지미수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피고인이 범행을 멈춘 후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 준 행동 역시 자의적인 중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관련 법 조항 및 판례
결론
이 판결은 피해자의 간곡한 부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장애미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범행을 중단하게 된 경위, 범인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중지미수인지 장애미수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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