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대표이사가 아닌 사람이 회사 명의의 어음을 발행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회사는 그 어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적 판단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라는 회사의 전무이사 B는 대표이사 C의 이름을 사용하여 회사 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은행에서 할인받았습니다. B는 이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고, 결국 어음은 부도 처리되었습니다. 은행은 회사 A를 상대로 어음금액을 청구했고, 회사 A는 B에게 어음 발행 권한이 없었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쟁점
법원의 판단
법원은 회사 A가 어음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현대표이사의 행위: 상법 제395조는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라도 외관상 대표이사처럼 보이는 경우, 그 사람의 행위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그 사람을 '표현대표이사'라고 합니다. B는 전무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었고, 대표이사 C의 이름을 사용하여 어음을 발행했기 때문에 표현대표이사에 해당합니다.
선의의 제3자 보호: 법원은 어음을 할인받은 은행이 B에게 어음 발행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고, 알 수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은행은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합니다. 상법은 이러한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에게 책임을 지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은행이 B로부터 직접 어음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해 받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제3자의 중과실: 물론, 은행이 B의 어음 발행 권한에 대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즉 은행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은행이 B의 권한에 대해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기 때문에 중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중대한 과실'이란 거래 관행상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결론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아닌 사람이 회사 명의의 어음을 발행한 경우라도, 상대방이 선의의 제3자이고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회사는 그 어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따라서 회사는 어음 발행 및 관리에 더욱 신중해야 하고, 거래 상대방 또한 상대방의 권한에 대해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담사례
대표이사가 아닌 상무이사가 대표이사 명의로 어음을 발행했더라도, 상대방이 그 상무이사에게 대표권이 있다고 선의로 믿고 중대한 과실 없이 거래했다면 회사는 어음금 지급 책임을 질 수 있다.
상담사례
대표이사 개인 빚 변제를 위해 회사 어음이 발행되어도 회사는 원칙적으로 책임을 지지만, 채권자가 대표이사의 부정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회사는 책임을 면한다.
민사판례
회사 대표이사가 개인적인 빚을 갚기 위해 회사 이름으로 어음을 발행한 경우, 어음 자체는 유효하지만, 어음을 받은 사람이 대표이사의 이런 의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회사에 대해 어음을 청구할 수 없다.
민사판례
회사의 전무이사가 회사 대표이사처럼 어음에 배서했더라도, 거래 상대방이 전무이사에게 대표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할 정도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면, 회사는 그 어음 배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민사판례
회사의 "경리담당이사"라는 직함을 가진 직원이 회사 어음을 위조하여 돈을 빌렸을 때, 회사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 빌려준 사람이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위조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회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
상담사례
회사의 정관에 명시되지 않은 사업(예: 어음보증)에 대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