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담화, 명예훼손일까? 전파 가능성과 고의성을 따져봐야 하는 이유

친구나 지인과 사적인 대화 중 누군가의 험담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험담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명예훼손죄 때문입니다. 오늘은 명예훼손죄에서 중요한 개념인 '공연성'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통해 뒷담화가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이란 무엇일까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그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꼭 여러 사람이 동시에 험담을 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에게 이야기했더라도 그 내용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도5622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도7497 판결)

🗣️ 전파 가능성만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까요?

단순히 전파 가능성만 있다고 해서 바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파 가능성과 더불어 험담을 한 사람에게 고의성이 있어야 합니다. 즉, 험담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험담을 할 의사가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8도4200 판결)

대법원은 전파 가능성과 고의성을 판단할 때 발언 경위, 발언 당시 상황, 발언자의 의도와 태도, 듣는 사람의 태도, 발언자와 피해자, 듣는 사람의 관계, 발언 내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명예훼손죄

망인의 상속 문제로 갈등을 겪던 피고인이 망인의 처와 아들에 대한 험담을 제3자 두 명에게 각각 따로 이야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 험담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명예훼손죄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험담을 한 상대방들이 피고인이나 피해자들과 친분이 없었고, 험담 내용도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전파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나 그 위험을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 핵심 정리

• 뒷담화는 전파 가능성이 있고, 뒷담화를 한 사람에게 고의가 있다면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전파 가능성과 고의는 발언 경위, 상황, 발언자와 피해자, 듣는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단순히 험담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