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1.04.10

형사판례

랩 포장지, 유사하면 부정경쟁?

오늘은 상품의 포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유사한 포장을 사용했을 때 어떤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식품 포장용 랩, '새론 그린랩'과 '크린랩'의 이야기입니다.

'새론 그린랩' 제조사는 '크린랩'과 유사한 포장을 사용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은 '새론 그린랩'의 포장이 '크린랩'의 포장과 유사해서 소비자들이 혼동할 만한지 여부였습니다.

상품 포장, 언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될까?

단순히 상품을 담는 용기나 포장이라고 해서 모두 법의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포장의 형태, 디자인, 색상 등이 오랜 기간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특정 회사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정도로 '개별화'되어야 합니다. 즉, 소비자가 포장만 보고도 "아, 이건 ○○회사 제품이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대법원 1994. 12. 2. 선고 94도1947 판결 등)

포장 유사성, 어떻게 판단할까?

포장이 여러 요소(글자, 그림, 색깔 등)로 구성된 경우, 각 요소를 따로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느낌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포장을 전체적으로 보고, 비슷하다고 느낄 만한지 판단하는 것이죠.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대법원 1978. 7. 25. 선고 76다847 판결)

상품 혼동,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

포장의 유사성 외에도, 이미 알려진 상품인지, 유사한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판매 방식은 어떤지, 같은 종류의 상품인지, 주요 고객층이 겹치는지, 그리고 베낀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혼동 여부를 판단합니다.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새론 그린랩'과 '크린랩'의 경우는?

법원은 '크린랩' 포장이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새론 그린랩' 포장이 글자, 색깔, 디자인 등에서 '크린랩'과 매우 유사하여 소비자들이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새론'이라는 글자가 추가되었지만, 크기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아 혼동을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새론 그린랩'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결 났습니다. (대법원 2001. 2. 23. 선고 98다63674 판결)

이 판례는 상품 포장의 중요성과 유사 포장 사용의 위험성을 잘 보여줍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포장을 개발하고, 다른 상품의 포장을 함부로 모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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